2020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NC 선발 송명기가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9.02/ 한국시리즈(KS)를 준비 중인 NC가 '4선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동욱 NC 감독은 9일 창원 NC파크에서 자체청백전을 마무리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3선발을 돌리는 게 애매할 수 있어서 4선발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상황에 따라 3선발을 돌릴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지만 일단 4선발로 KS를 준비하고 있다.
NC는 창단 첫 KS 무대를 밟았던 2016년 3선발을 운영했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1차전 선발로 재크 스튜어트, 2차전 선발로 에릭 해커를 선택했다. 3차전은 최금강이 맡고 4차전에 다시 스튜어트가 등판하면서 선발 3명으로 시리즈를 운영했다. 공교롭게도 4선발(니퍼트-보우덴-장원준-유희관)을 돌린 두산에 4전 전패를 당하며 무릎을 꿇었다.
올 시즌에도 KS 3선발 가능성이 꽤 있었다. 드류 루친스키와 마이크 라이트, 구창모로 이어지는 3선발은 탄탄하지만 4선발은 물음표였다. 2년 차 송명기가 정규시즌 9승 3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하며 놀라운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중압감이 완전히 다른 KS에서 선발로 내보낼 수 있느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송명기는 선발 등판한 12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2회에 불과하다. 개막전 4선발이던 베테랑 이재학은 구위 저하로 2군에서 정규시즌 마지막을 보냈다. 사실상 1군 외 전력으로 분류됐다.
3선발을 운영하면서 송명기를 불펜에서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해보였다. 하지만 NC는 '선발 송명기'를 고려하고 있다. 이동욱 감독은 "지금은 4선발로 (송)명기가 가장 유력하다"고 했다.
이재학은 KS 엔트리 합류가 불투명하다. 이재학은 올 시즌 19경기에 등판해 5승 6패 평균자책점 6.55로 부진했다. 투 피치 유형이 통하지 않으면서 난타당하거나 볼넷으로 무너지는 경기가 꽤 많았다. 9일 자체 청백전에선 2이닝 투구로 구위를 점검한 상태. 이동욱 감독은 "재학이는 지금 상황에선 (엔트리 등록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KT나 두산을 상대로 재학이를 선발로 내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이재학은 불펜 경험이 거의 없어 선발 등판이 아닐 경우 쓰임새가 한정된다. 구위형 투수가 아니라서 불펜으로 기용한다고 해도 큰 효과를 기대하는 게 어렵다.
향후 자체 청백전 결과에 따라 감독의 결단이 바뀔 여지는 있다. 하지만 현재 이동욱 감독의 KS 구상은 '4선발 송명기'로 기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