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고경표가 감정을 꾹 눌러 담은 오열 연기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했지만 벼랑 끝으로 내몰린 남자가 위기를 정면돌파하고 사랑하는 여자,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12일 방송된 JTBC 수목극 '사생활' 12회에는 고경표가 오랫동안 믿고 따랐던, 하지만 지금은 자신을 벼랑 끝으로 내몬 김민상(김실장)을 찾아간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고경표와 김민상의 과거가 공개됐다. 보육원 시절 누구보다 힘들게 살던 고경표에게 손을 내민 사람이 바로 김민상이었던 것. 그런 김민상을 믿고 고경표는 GK의 그림자가 됐고 최선을 다해 버티며 살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고경표를 사지로 몰아넣은 인물이 김민상이었다. "절 죽이라고 지시한 게 실장님이에요?"라고 물었다. 이후 답을 들은 고경표는 "알겠습니다. 몸 건강하게 잘 계세요. 아저씨"라고 말한 뒤 뒤돌아섰다. 돌아서는 그의 눈에는 배신감, 복수심, 슬픔 등 복잡하고 아픈 감정이 얼룩진 눈물로 가득했다.
고경표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행복을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서현(차주은)의 누명을 벗겼고, 자신의 존재 때문에 서현이 경찰 이학주(김명현)에게 추궁 당하자 스스로 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위험을 무릅쓰고 이학주 앞에 나타난 것.
이후에도 서현을 지키기 위해, 서현과 행복을 위해 킹 메이커로서 움직일 것을 다짐했다. 김영민(김재욱)의 반대편에 서서, 그를 끌어내리고 자신이 킹 메이커가 되어야만 신원을 회복할 수 있고 그래야만 서현과 함께 꿈꿨던 행복을 다시 찾을 수 있기 때문.
이정환은 세상에서 스스로를 지울 만큼 냉철한 캐릭터다. 그만큼 감정을 폭발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배우 입장에서 보면 결코 쉽지 않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절규, 오열 등 표면적으로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으면서도 눈빛과 표정 등으로 인물의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해, 시청자에게 고스란히 전달해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고경표의 저력이 빛을 발했다.
고경표는 꾹 눌러 담아서 더욱 처절하게 와 닿는 감정들을 섬세하고 힘 있는 연기로 담아냈다. 김민상과 대화할 때 그의 눈에 맺혔던 눈물, 돌아선 뒤 홀로 숨죽여 흘린 눈물, 사랑하는 서현을 보며 자신의 감정을 다잡는 표정과 눈빛 등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스스로를 세상에서 지웠던 고경표는 이제 다시 스스로 발톱을 드러낼 차례. '사생활' 13회는 18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