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28·두산)에겐 가을바람이 매섭다.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알칸타라는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한국시리즈(KS) 1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3-4로 뒤진 6회 말 수비 시작 직전 구원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패전 위기다.
알칸타라는 1회부터 고전했다. 1번 타자 박민우에게 우측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고 시작했다. 두산 외야진이 좌측으로 조금 이동해 수비를 펼친 탓에 플라이볼이 2루타로 둔갑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2번 타자 이명기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1사 3루에 놓였다. 나성범에게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몸쪽 낮은 코스 직구를 던졌지만, 타자가 잘 공략했고 좌전 안타로 이어졌다. 순식간에 선취점 허용.
투구수도 많아졌다. 후속 타자 양의지에게도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진 박석민, 노진혁과의 승부에서 연속 범타를 유도하며 1회를 마무리했지만, 10구가 추가됐다. 1회만 24구.
2회는 실점을 막았다. 2사 뒤 강진성에게 빗맞은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포수 박세혁이 강진성의 도루를 저지했다. 1회 4구 구사에 그쳤던 스플리터를 늘리기 시작했다. 3회도 한 타자 승부에서 포심 패스트볼보다 스플리터를 많이 던졌다. 2사 뒤 나성범에게 이 구종으로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양의지는 포크볼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안정감이 되찾는 듯 보였다.
그러나 4회 다시 흔들렸다. 선두 타자 박석미에게 연속 볼 3개를 던진 뒤 4구째는 몸에 맞는 공이 나왔다. 후속 노진혁을 1루 땅볼로 잡아냈지만, 그 사이 주자가 2루로 나갔고, 후속 타자 권희동도 사구로 내보냈다. 흔들리던 상황에서 8번 타자 애런 알테어에게 던진 6구 스플리터 가운데로 몰렸다. 타자가 놓치지 않았다. 타구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알칸타라가 3점 홈런을 허용했다. 네 번째 실점.
스플리터는 지난해 11승 투수(KT 소속) 알칸타라를 다승왕(20승)으로 이끈 무기다. 김원형 '전' 두산 코치, 이용찬 등 새 소속팀 두산 지도자와 동료에게 배웠다. 12일 등판한 KT와의 준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믿었던 포크볼에 발목 잡혔다. 알테어와의 승부에서는 초구 포심 패스트볼 뒤 5구 연속 스플리터를 구사하다가 홈런을 허용했다.
타선은 4회까지 NC 선발투수 드류 루친스키를 공략하지 못했다. 5회 초 1사 1루에서 정수빈이 2루타를 치고, NC 3루수 박석민이 박건우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포구 실책을 범한 덕분에 간신히 1점을 추격했다. 그러나 추가 득점은 없었다.
알칸타라는 5회는 실점 없이 막아냈다. 타선이 6회 공격에서 2점을 더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1점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를 구원투수 박치국에게 넘겼다. 20승 투수 알칸타라가 가을 야구에서는 3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