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우려 속에 NC 왼손 투수 구창모가(23)가 한국시리즈(KS) 2차전 무대를 밟는다.
구창모는 4선발 체제로 KS를 준비한 NC 선발진의 핵심이다. 이동욱 NC 감독은 16일 열린 KS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키플레이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투수 중에선 구창모다. 두 외국인 투수(드류 루친스키, 마이크 라이트)를 제외한 국내 선발 투수다. 구창모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팀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흠잡을 곳이 없다. 구창모는 올 시즌 15경기에 등판해 9승 1홀드 평균자책점 1.74(93⅓이닝 18자책점)를 기록했다. 승률 100%. 선발로 나선 14경기 중 12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피안타율이 0.177,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0.81로 수준급이다. 볼넷(18개)과 삼진(102개) 비율도 이상적이다.
변수는 부상 여파이다. 구창모는 전완근 염증 문제로 7월 27일 1군에서 빠진 뒤 10월 24일 복귀했다. 무려 89일 만이었다. 3개월 정도 재활훈련 과정을 거쳐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복귀 후 불펜과 선발 투수로 각각 1경기씩 소화하고 정규시즌을 마친 상태.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30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 수(93개)를 최대한 끌어올렸지만, 경기 후 왼 손가락에 피가 나기도 했다. 그는 "오랜만에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해 손가락이 조금 까졌다. 지금은 아물어서 괜찮은 상태"라고 말했다.
부상 전과 후, 둘 중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KS 대비 자체 청백전에서 경기 감각을 점검한 구창모는 "시리즈 일정에 맞춰 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다른 팀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면서 긴장감을 유지했다. 훈련할 때는 즐겁게 하자는 분위기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다들 한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2016년에 이어 개인 두 번째 KS다. 4년 전 구창모는 불펜 투수로 2경기 등판해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 2피안타 1실점. 당시 김경문 NC 감독은 구창모를 중간계투로 투입했다. 그러나 등판할 때마다 주자를 내보냈다. 불펜이 흔들리고 타선이 침묵한 NC는 두산에 시리즈 스윕을 당했다. KBO 역대 7번째 'KS 4전 전패'라는 불명예였다.
구창모는 4년의 세월 동안 성장을 거듭했다. 양현종(KIA)과 김광현(현 세인트루이스)의 뒤를 이을 '토종 왼손 에이스'로 불리기도 한다. 올 시즌 KS는 그의 가치를 증명할 좋은 기회이다.
공교롭게도 KS 상대가 또 두산이다. 구창모는 올 시즌 두산전 1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2피안타 7탈삼진 1실점 했다. 최근 3년 두산전 평균자책점도 3.29로 준수하다. 구단 이거는 기대도 그만큼 크다. KS에서 승리를 추가하면 정규시즌 때 이루지 못한 '시즌 10승'을 채울 수 있다.
구창모는 "포스트시즌은 언제나 떨리고 설렌다. 첫 KS 때는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차분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정규시즌 선발을 준비할 때와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했다. 올 시즌은 KS로 끝난다. 마지막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