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이 아시아의 복병 카타르를 꺾고 통산 500승 고지에 올랐다. 황희찬(라이프치히)과 황의조(보르도)가 연속골로 승리를 이끌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7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오스트리아의 BSFZ 아레나에서 열린 카타르와 A매치 원정 평가전에서 2-1로 이겼다. 이틀 전 멕시코에 2-3으로 역전패한 아쉬움을 털고 승리를 수확하며 두 번의 오스트리아 원정 A매치 평가전을 1승1패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카타르에 허용한 최근 두 번의 A매치 패배 그림자를 씻어냈다. 아울러 1948년 첫 A매치 승리 이후 통산 500승 고지에 오르며 한국 축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벤투 감독은 공격에 방점을 찍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 황희찬 삼각 편대를 기용하고 2선에 이재성(홀슈타인킬)-남태희(알 사드)-정우영(알 사드) 트리오를 세웠다. 포백 수비라인은 윤종규(서울)-권경원(상주)-원두재(울산)-김태환(울산) 조합으로 꾸렸다. 수문장으로는 앞서 멕시코전에서 선방쇼를 펼친 구성윤(대구)을 기용했다.
첫 골은 전반 1분만에 나왔다. 황의조가 상대 수비의 트래핑 실수를 틈타 볼을 낚아챈 뒤 밀어준 볼을 황희찬이 가볍게 밀어넣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린지 16초만에 나온 득점포. 1979년 박대통령컵 바레인전에서 박성화가 기록한 종전 최단시간 득점 기록(20초)을 뛰어넘은 신기록이었다.
벤투호는 전반 9분에 이른 동점포를 허용했다. 아시안컵에서 득점왕에 오른 알모에즈 알리가 민첩한 공간 침투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기세가 오른 카타르가 여러 차례 슈팅을 시도하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구성윤의 잇단 선방이 이어지며 1-1의 균형이 이어졌다.
전반 36분 한국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다시 승기를 잡았다. 이틀 전 멕시코전에서 선제골을 합작한 손흥민-황의조 콤비가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손흥민이 상대 위험지역 내 왼쪽 측면을 허문 뒤 왼발로 깔아준 볼을 황의조가 문전에서 밀어넣었다.
후반 들어 양 팀이 적극적인 선수 교체로 팀 분위기와 전술을 바꿔가며 공방전을 벌였지만,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후반 18분 이주용과 손준호를 투입해 수비 안정화를 꾀했다. 후반 30분에는 엄원상과 이강인을 그라운드에 들여보내 공격력을 보강했다. 후반 막판에 주세종을 투입해 안정감을 높였다.
유럽 원정 A매치 2연전을 1승1패로 마무리한 한국은 18일 귀국길에 오른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들과 스태프는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전세기를 이용해 이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