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의 순위 조작으로 인생이 바뀐 피해 연습생에게 Mnet은 어떻게 충분한 보상을 할까.
18일 오전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준영 PD와 김용범CP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제작진의 조작으로 '프로듀스' 시리즈 프로그램에서 탈락한 연습생의 이름이 공개됐다. 시즌1의 김수현 서혜림, 시즌2의 성현우 강동호, 시즌3의 한초원 이가은, 시즌4의 앙자르디디모데 김국헌 이진우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 등이었다. 이들은 제작진의 투표 조작 사건으로 인생이 바뀌었다. 데뷔조에 합류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큰 수익도 거둘 수 있었을지 모르나 제작진의 조작으로 탈락과 좌절의 아픔을 맛봤다.
투표 조작 사건이 수면 위에 올라온 건 Mnet '프로듀스X101' 종영한 지난해 7월 이후였다. 사실이 알려진 후 1년 넘게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Mnet은 피해 연습생 모두에게 보상에 대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꾸준히 진행한 건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항소심을 앞두고 그제서야 피해 보상에 대한 연락을 취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 연습생에 대한 확실한 피해 배상을 위해 피해 연습생 명단을 공개했다. 18일 재판부는 "일부 연습생은 정식데뷔해 가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부당하게 박탈당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피고인들이 순위 조작으로 억울하게 탈락시킨 연습생들이다. CJ ENM도 공개사과를 하며 피해 연습생들에 대해 책임지고 보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피해 연습생을 위한 진정한 피해 구제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피해 연습생이 누군지 밝혀져야 피해 배상이 가능하다고 봤다"고 피해 연습생들을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 선고 후 Mnet은 사과문을 내며 피해 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어떤 식으로 피해 보상 액을 산정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빠졌다. Mnet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후부터 자체적으로 파악한 피해 연습생분들에대해 피해 보상 협의를 진행해 오고 있었습니다. 일부는 협의가 완료됐고, 일부는 진행 중입니다. 금번 재판을 통해 공개된 모든 피해 연습생분들에게는 끝까지 책임지고 피해 보상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만 했다. 재판부에서 피해 연습생 이름까지 공개했으니 Mnet은 어떤 식으로 피해 배상을 할지, 어떻게 금전적으로 충분한 보상을 할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낼 필요가 있다. 투표를 한 시청자 역시 어떻게 피해를 보상했는지 알권리가 충분히 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제작진인 안준영 PD에게 징역 2년, 김용범CP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