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는 1일 오전 11시 유튜브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20주년 기념 앨범이자 정규 10집 'BETTER(베터)' 발매 기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보아는 "20주년이라는 말 자체가 어색하다. 거창한 말이라 실감이 안가기도 하다. 많은 분에게 축하도 많이 받았고 이벤트도 받았는데 내 입으로 20주년이라고 말하면서도 어색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댄서들이 띠동갑 어린 친구가 들어왔을 때 내가 오래 하고 있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었다. 보아는 또 "골프는 힘을 빼고 치는건데 무대에서도 막연히 열심히 하는 것 보다 강력 조절을 잘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20년을 하면서 이제야 느끼고 있다. 나는 아직 갈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정규 10집에는 타이틀 곡 'Better'를 비롯해 다채로운 장르의 총 11곡을 수록했다. 보아의 자작곡 3곡과 작사에 참여한 1곡도 포함돼 있다. 이번 앨범에는 히트메이커 유영진, 켄지(KENZIE), 최정상 프로듀싱팀 Moonshine(문샤인), LDN Noise(런던 노이즈), 인기 작사가 이스란, 조윤경, 황유빈 등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타이틀 곡 'Better'는 묵직한 베이스와 후렴구의 폭발적인 비트가 돋보이는 R&B 댄스 장르의 곡으로, 영국 가수 AWA(아와)의 'Like I Do'(라이크 아이 두)를 샘플링해 보아의 색깔로 재해석했다. 데뷔 곡 'ID; Peace B'(아이디; 피스 비)부터 'Girls On Top'(걸스 온 탑), '내가 돌아 (NEGA DOLA)' 등 보아와 좋은 시너지를 낸 유영진이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했다.
보아는 "1집이 유영진 이사님의 작사 작곡 노래였는데 20주년 타이틀곡도 유영진 이사님 곡이다. 망설이지 말고 사랑을 당당하게 쟁취하라는 내용을 담은 R&B 댄스곡이다. 아와 곡을 좋아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회사에서도 오케이 해서 20주년 타이틀곡에 샘플링으로 하게 될지 몰랐다. 많은 분들이 보아의 걸크러시를 좋아하는데 2020년 걸크러시를 기대해도 좋다. 퍼포먼스도 멋있고 업그레이드된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보아는 지난 20년을 돌아보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넘버 원'으로 대상을 받았을 때를 꼽았다. 보아는 "기억에 남는 순간은 너무 많지만 '넘버원' 때 대상 받은 기억이 많이 난다. 예전 영상이 SNS에 요즘 많이 돌아다니는데 지금은 'MAMA'지만 내가 활동할 때는 'MKMF'였다. 그 때 그 무대에서 '걸스 온 탑' 무대를 했는데 그 무대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보아는 K팝 1세대로 해외 시장, 특히 일본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며 'K팝 선구자'로 불린다. 보아는 "후배분들이 해외진출 선구자라고 말씀해주셔서 오히려 약간 덕을 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K팝이 이제 우리나라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전세계에 통하는 음악이 됐다. 내 작품, 내 음악에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좋은 퀄리티를 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봐주시는 분들의 숫자가 달라졌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음악을 낼지 더 심도 있게 고민해야할 것 같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뒤쳐지지 않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베스트 곡으로 '넘버 원' '온니 원' '걸스온 탑'을 뽑으며 "성실하고 열심히 한 가수"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보아는 "20년째 유지하는 태도나 초심은 음악에 대한 사랑이다. 그리고 책임감이다. 음악을 내는 나의 책임감, 그 하나로 모든 게 다 이뤄지는 것 같다. 내 이름과 내 무대에 책임감을 갖는다"라면서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는 부분은 무엇인지 내 목소리에 좀 더 귀기울이고 싶다. 앞으로 30주년도 맞이하고 싶다. 최근 나훈아 선배님 무대를 보면서 반성했따. 또 다른 10년, 20년이 있을텐데 퍼포먼스를 하는 가수니깐 몸 관리 잘해서 꾸준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보아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정규 10집 음원은 1일 오후 6시, 음반은 2일 공개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