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이미 코로나 전시상황"이라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경고에도 'SBS 가요대전'이 대구 개최를 강행한다.
7일 SBS 측은 "예정대로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 '2020 SBS 가요대전 in 대구'를 온라인 개최하기로 했다. 추가 전달 사항을 받은 것은 없어 일단 개최하는 가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행사는 'The Wonder Year'(놀라운 한 해)라는 주제로 꾸며져, SBS는 방탄소년단부터 라인업을 확정했다. 장소는 관람객이 모이는 것을 우려해 행사 장소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약 3시간 동안 현장에서 공연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가요대전'은 '슈퍼콘서트'의 이름만 바꾼 행사다. '슈퍼콘서트 in 대구'는 당초 지난 3월 8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오프라인 개최를 예고했으나 그 무렵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 19 감염이 확산되면서 행사 주최를 연기했다. 개최 연기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구시 K팝 콘서트 취소 요청'이라는 민원까지 제기되면서 대구시는 "당분간 시가 주관하는 모든 행사를 취소한다. 민간 행사들에 대해서도 취소를 권고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냈다.
결국 SBS는 3월 불발된 '슈퍼콘서트'를 연말 '가요대전' 행사로 돌렸다. 행사 성격과 주최 날짜가 변경되면서 앞서 확정한 방탄소년단, 체리블렛, NCT 127, 펜타곤, SF9, 더보이즈, 위키미키, 지코 라인업도 달라지게 됐다. SBS는 변경 라인업에 대해선 공지하지 않았지만, '인기가요' 1위 아티스트들에 출연 연락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모두 스케줄 변경에 대한 공지를 받지 못했기에, 출연을 확정한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아티스트 스태프와 제작진은 전부 서울에서 대구로 이동해야만 한다.
앞선 2월엔 대구 지역 확진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전국에서 코로나 3차 대유행이 확산되면서 수도권 지역 전파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구 지역 시민들의 안전에 우려가 모아진다. 7일 오전 10시 기준 대구 지역에선 5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반면, 서울과 수도권에선 400명의 신규 확진자가 생겼기 때문. 평일 대비 검사 건수가 대폭 줄어든 주말임에도 전날 확진자가 늘어나 정부는 8일 0시부터 28일까지 3주간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비수도권은 2단계로 일괄 격상하기로 했다. 또 가요계에서도 자가격리자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도 청하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접촉 아티스트나 관련 스태프들의 검사 결과를 대기하고 있다.
대구시 관광과 관계자는 "랜선 공연으로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19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체하려 한다"면서 "20여 팀이 출연하게 되는데 현장에는 100명 미만으로 밀집 인원을 제한한다. 행사장 주변에 학생 등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경찰이나 경호 인력도 동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