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이 두산에 잔류했다. 두산 제공 허경민(30·두산)이 야구 인생 숙원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향후 7년 동안 베이스 소속으로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다.
두산 구단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허경민과 계약 기간 4년, 계약금 25억원, 연봉 40억원 등 총액 65억원에 FA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선수 옵션 조항도 있다. 4년 계약이 끝난 뒤 허경민이 원한다면, 이후 3년 동안 총액 20억원을 더 받고 두산에 남을 수 있다. 최대 7년 동안 85억원을 받는 계약이다.
두산은 모기업 재정난으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고전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머니 게임'에서 뒤지지 않았다. 전략도 탁월했다. 핵심은 계약 기간이다. 종전 최장 계약은 6년이다. 정수근(은퇴)이 2004년 롯데와 계약할 때가 최초였다. '거포' 최정이 2018년 SK와 재계약하며 다시 한번 6년 계약을 따냈다. 두산은 허경민에게 7년을 안겼다. 신기록 계약을 안겼다.
허경민은 "종전까지 6년 계약이 최장 기록이었던 건 알고 있었다. 영광스러운 계약인만큼 책임감이 커진다"고 했다. 이어 "7년 뒤면 현역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다. 매 순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을 새기며 걸어가겠다. 안주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잘해서 본보기가 돼야 장기 계약하는 선수가 또 나올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경민의 목표는 명확하다.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되는 선수. 2012년 1군 무대 데뷔, 2015년 주전 도약 뒤 한 번도 소홀하지 않은 마음가짐이다.
프로야구 2020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kt위즈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1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2회말 1사 만루 심우준의 내야땅볼 때 2루주자를 포스아웃시킨 허경민이 협살에 걸린 3루주자 유한준을 태그, 병살처리하고 최원준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11.10/ 개인적인 바람도 있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는 것. 허경민은 지난 7월 조아제약 월간 MVP 수상 뒤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딸이 야구를 알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나이가 되면 30대 중반을 넘길 것이다. 그때도 주전으로 뛰고 있기를 바란다. 아내가 내조를 잘 해주니 나만 잘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대형 계약으로 베어스 일원으로 남을 수 있는 조건은 확보했다.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는 더 강해졌다.
허경민은 "시간을 계산해보면, (계약 마지막 시즌이) 딸이 초등학교 입학 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치원에서 친구들에게 '우리 아빠가 베어스의 허경민 선수다'며 자랑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어느 '아빠'처럼, 조금이라도 좋은 기억을 주길 바란다.
계약 직후 통화가 된 허경민은 "축하 인사에 정신이 없다.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두산 동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연락이 왔는데, (김)재호 형과 (오)재원이 형 그리고 (정)수빈이 연락이 조금 더 빨리 왔다.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허경민 그리고 두산 선수들은 포스트시즌 내내 "함께 더 많이 뛰고 싶다"는 특별 유대감을 드러냈다. 허경민은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