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앞다퉈 '구독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서비스 이용가가 꾸준히 늘면서 차량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이륜차(오토바이)는 물론이고 차량 정비, 주행 구독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앞다퉈 구독 지역과 차종 늘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최근 차량 구독 서비스인 '기아플렉스'에 4세대 카니발, 스팅어 마이스터,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추가하는 등 리뉴얼을 마쳤다.
기아플렉스는 월 구독료를 납부하고 차량을 운영하는 기아차 최초의 구독형 서비스다. 기아차는 지난 시범운행을 바탕으로 신규 서비스를 도입했다.
우선 기존 대상 차량인 K9, 스팅어, 모하비, 니로·쏘울 전기차에서 서비스 적용 차량을 확대했다. 4세대 카니발과 스팅어 마이스터, 쏘렌토 하이브리드 3개 차종이 신규 추가됐다.
기존 서울 한정이었던 서비스도 부산까지 확대했다. 부산은 K9 차량을 시작으로 향후 수요에 따라 차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용료는 매월 차량을 바꿔탈 수 있는 교환형 상품의 경우 월 129만원, 차량 한 대만을 이용하는 단독형 상품은 차종에 따라 87만~159만원이다.
앞서 현대차도 지난해 첫선을 보인 월 구독형 서비스 '현대셀렉션'의 차종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상 차종은 기존 3차종(쏘나타·투싼·벨로스터)에서 6차종(아반떼·베뉴·쏘나타·투싼·그랜저·팰리세이드)으로 늘어났다.
또 월 구독료도 기존 단일 요금제(72만원)에서 베이직(59만원), 스탠다드(75만원), 프리미엄(99만원) 등 3가지로 나눴다. 요금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차량이 종류가 달라진다.
제네시스 역시 지난 10월 차량 공유 서비스 '제네시스스펙트럼'의 고객 혜택을 늘렸다. 현대·기아차와 마찬가지로 서비스 운영 지역 및 차종, 프로그램 선택의 폭을 넓혔다.
구독료는 매월 189만원이다. G80·GV80·G70 등 제네시스 차종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월 단위로 매번 구독을 갱신하던 기존 방식을 1개월, 3개월, 12개월 중 하나를 약정해 선택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서비스 가능 지역도 기존 서울에서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부산, 제주 지역으로 확대하고 서비스 이용 가능 고객 수도 늘렸다.
늘어나는 고객…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
자동차 업체들이 구독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는 단순 차량 판매를 넘어 장기 렌터카 또는 카셰어링 수요까지 잡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구독 서비스는 장기 렌트나 카셰어링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매월 지불하는 구독료에 차량 정비, 세금, 보험료가 포함돼 있고, 주기적인 소모품 교체가 필요 없어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별도의 계약 없이 소비자가 원하는 기간만큼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많은 소비자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원하는 차들로 바꿔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화된 모빌리티 이용 방식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구독 서비스 이용자의 수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업체별 서비스 초기부터 지난달까지 이용자 수 변화를 보면 현대셀렉션 182명→730명, 기아플렉스 63명→430명, 제네시스스펙트럼 234명→354명 등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서비스 누적 가입자 역시 현대셀렉션 5827명, 기아플렉스 3200명, 제네시스스펙트럼 2518명을 확보했다.
특히 최근 구독 서비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부 차종의 경우 예약이 어려운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제 현대셀렉션의 경우 이날 기준 베이식과 스탠더드 멤버십에서 예약할 수 있는 차량은 아예 없었다. 프리미엄 멤버십에서도 7개 차종 중 팰리세이드만 예약이 가능했다.
기아플렉스도 마찬가지다. 단독형 서비스 기준 7개 차종 중 쏘울EV만 예약이 가능한 상태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구독 서비스는 신차 구매 전 여러 차량을 비교 체험하거나 단기간 부담 없이 이용할 차량이 필요한 고객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시장이 커지고 있는 구독형 서비스 강화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비·서비스도 구독으로
시장 확대에 맞춰 이색 서비스도 쏟아지고 있다.
BMW코리아는 내년 하반기 구독형 차량 관리 서비스인 'BMW 프라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공식 출시에 앞서 오는 14일 선착순 고객 200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사전 오픈한다.
BMW 프라임은 소모품 교환 서비스인 BSI와 부품 보증 서비스인 워런티 프로그램이 만료된 고객(출고 8년 이하 차량 한정)을 대상으로 하며, 1년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스탠다드 패키지의 경우 가입 기간 차량 무상 점검 서비스와 엔진오일·에어컨 필터 1회 무상 교체가 제공된다. 수리비 20% 상시 할인 혜택과 픽업·딜리버리 서비스, 공항 셔틀·차량 주차 등의 서비스도 포함된다. 총 주행거리가 20만㎞ 이내인 경우 구독할 수 있는 프리미엄 패키지에는 한도 1000만원의 파워트레인 보증수리 서비스도 포함된다.
가격은 차종과 차령에 따라 다르다. 5시리즈를 기준으로 스탠다드 패키지의 경우 39만원, 프리미엄 패키지의 경우 92만원(각 1년 기준)부터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8월 주행 중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 ‘프리미엄 커넥티비티’를 선보였다. 이동통신사의 인터넷망을 이용, 실시간 교통정보가 반영된 내비게이션과 음악·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월 구독료는 7900원이다.
배달용 오토바이를 구독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모빌리티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무빙은 지난 7일 이륜차 리스 업체가 등록한 공유 오토바이를 배달대행 업체가 대여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을 선보였다.
무빙은 이륜차 대여 기간을 1개월 단위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1년 단위 리스는 라이더 중도 이탈 시 남은 기간 리스비를 허브장이나 라이더가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무빙은 허브장과 라이더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1개월 단위 대여인 '공유'와 1년 단위 대여인 '구독'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
무빙은 현재 수원 지역 바로고 허브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수원을 시작으로 전국 모든 배달대행 업체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점차 확대한다.
또 무빙은 100cc급 오토바이로 서비스를 시작해 향후 친환경 전기 이륜차 공유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무빙 관계자는 "향후 배달대행 업체뿐만 아니라 배달용 개인 이동수단(전동 이륜차, 전기자전거, 전동 킥보드 등) 대여를 원하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