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년간 휴대폰 교체주기가 4개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휴대폰 가격은 2배 이상 올랐다.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하반기 소비자들의 휴대폰 평균 구입가격(보조금 등 할인 제외)은 약 67만원으로, 2012년 상반기의 약 32만원 대비 2배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평균 사용기간은 24개월에서 27.9개월로 3.9개월 길어졌다.
LTE 스마트폰이 시장에 나온 2012년에는 교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휴대폰 구입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이전 평균 가격은 10만원대였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이 시행된 2014년과 5G 서비스가 시작된 2019년에도 휴대폰 구입가격이 올랐다. 보조금 혜택이 일부 있었지만, 당시 출시된 플래그십 제품의 출고가 자체가 높았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평균 스마트폰 출고가가 인하되면서 일시적으로 30만원대까지 구입가격이 떨어지기도 했다.
휴대폰 사용기간은 2년마다 1개월씩 늘어났다. LTE가 퍼지기 시작한 2012년 하반기는 23.9개월로 가장 짧았다. 2014년 25개월, 2016년 26개월, 2018년 27개월로 집계되다 올해는 28개월에 근접했다.
연령대별로 20대는 2012년 하반기 20.3개월에서 올해 하반기 25.9개월로 5.6개월 늘었으며, 같은 기간 30대는 22.7개월에서 27.4개월로 4.7개월 증가했다. 40대와 50대 이상은 올해 28.7개월과 29.8개월로 각각 3.6개월, 1.7개월 늘어 연령이 높을수록 사용기간이 길었다. 다만 20대와 50대의 사용기간 격차는 2012년 하반기 7.8개월에서 올해 상반기 3.9개월로 크게 줄어들었다. 휴대폰 사용기간이 연령대와 관계없이 상향 평준화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조사에서 휴대폰을 교체한 계기를 살펴보면, '노후화·성능 저하·고장이 잦아서'가 43%로 가장 많았다. '단말에 문제는 없지만 최신 폰을 쓰고 싶어서'가 25%, '분실·파손돼서'가 14%로 뒤를 이었다. 20대의 29%, 30대의 30%가 최신 폰을 쓰기 위해 교체했다고 답해 성능 저하·고장 때문에 교체한 비율(20대 41%, 30대 38%)에 비해 각각 12%포인트, 8%포인트 차이로 비교적 격차가 좁았다. 20%포인트 이상의 차이를 보인 40, 50대 이상보다 최신 폰 선호도가 훨씬 높았다.
컨슈머인사이트는 "5G 서비스가 본궤도에 접어들고 폴더블폰이 좀 더 일반화된다면 일부 교체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성능이나 디자인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혁신적 폼팩터가 나오지 않는 한 스마트폰 교체주기 증가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