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을 기다려 '가수 이승기'를 만났다. 대중이 그의 컴백에 불씨를 당겼고 이승기는 화려하게 본업으로 복귀했다.
이승기는 "사실 제대 후에 계속 준비를 해왔다. 그런데 컨디션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느낌이라 준비가 덜 됐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다가 SBS '집사부일체'에서 부른 김경호의 '금지된 사랑' 커버 영상으로 큰 관심을 받았고, 이로 인해 자신감을 얻었다. 무조건 올해 안에 내야 한다는 생각에 앨범 발매를 과감히 추진하게 됐다"며 컴백에 설렘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정규 7집 'THE PROJECT'(더 프로젝트)의 선공개곡 '뻔한 남자'는 발매와 함께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며 건재한 인기를 확인했다.
지난 10일 공개된 '더 프로젝트'에는 윤종신과 같이 한 '뻔한 남자'를 비롯해 타이틀곡이자 용감한 형제가 만든 '잘할게', 에피톤 프로젝트 차세정과 의기투합한 '너의 눈, 너의 손, 너의 입술', 제대 후 지속적인 음악적 교감으로 완성한 넬 김종완과 작업한 '소년, 길을 걷다'까지 신곡 4곡에 리마스터링 5곡이 수록됐다. 이승기가 앨범마다 숨겨진 지금 다시 들려주고 싶은 숨은 명곡 '사랑', '꽃처럼', '널 웃게 할 노래', '사랑이 맴돈다', '사랑한다는 말'을 뽑아 총 9개의 트랙으로 꾸렸다.
온라인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이승기는 "5년 만에 앨범을 내다보니 개인적으로 많은 고민과 걱정이 있었다. 신곡으로 모두 채울 수 있었지만 개인적인 체력 등의 제약으로 4곡의 신곡을 수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타이틀곡에 대해선 "가수 활동을 기다려주신 분들도 있지만 내가 가수인 것을 잊고 있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대중성을 염두했다. 그래서 '이승기가 왔다'라는 대박을 기대하진 않고 음악적 접근성, 이승기가 노래를 낸다는 정보 전달, 내가 들었을 때 귀에 꽂히는 음악을 찾아 타이틀곡으로 '잘할게'를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앨범에 참여한 프로듀서 윤종신, 용감한형제, 김종완, 차세정의 공통적 발언은 '이승기 생각보다 노래 잘하는데?'였다고. 이승기는 "윤종신 형이 제일 놀랐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가이드부터 내 목소리로 녹음했다. 오랜만에 컴백하면서 진지하고 섬세하게 하고 싶었다. '배우, 예능인 활동도 하고 가수도 한다'는 어떠한 성의 표시의 의미가 아니라, '가수로만 봐도 얘는 잘한다'는 확신을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서 발성 연습도 많이 했다. 기초로 돌아가 녹음한 것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승기가 애정하는 노래는 '소년, 길을 걷다'였다. '꿈을 좇는 나는 10년 전의 나도 되고 지금의 나도 되고 10년 후의 나이기도 하다. 이렇듯 우리 모두는 각기 살면서 매일매일 크고 작은 꿈을 좇으며 살고 있다'는 곡 소개는 이승기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함축했다. 그는 "김종완과 2년 전부터 30대의 연예인으로서의 고민 등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랜 시간 이 노래를 만들어왔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제대 후 계속 노래하고 싶었다. 드라마를 찍으면 대기 시간이 많지 않나. 그럴 때 계속 부르고 싶을 때가 있다. 스태프들은 차 안에서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흥얼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콘서트처럼 노래한다. 어떻게 하면 음을 잘 맞출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방구석 콘서트처럼 계속 불렀다"며 가수 복귀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 왔다고 전했다.
의지와 열정으로 만든 이번 앨범의 만족도는 최상, 꿈꾸는 목표는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보컬리스트다. "마음이 든든하다. 회사 대표님께 말씀드려 모든 신곡을 라이브 영상으로 제작했다. 녹음할 때 정말 공을 들여 오랜 시간을 쏟지만, 단박에 감동을 선사하는 것은 라이브인 것 같다. 라이브를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정말 노력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음반은 내가 언제 어디서 불러도 무조건 컨트롤 잘하면서 멋지게 부를 수 있는 내 앨범"이라고 자신했다. 목표에 대해선 "욕심이겠지만 보컬리스트로 인정받고 싶다. '김나박이'(김범수, 나얼, 박효신, 이수)라는 유명한 말이 있지 않나, 이제는 '김나박이이'가 됐으면 한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수의 끈을 놓지 않고 있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