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석(47) 전 감독의 아들이자 역대 신인 계약금 2위. 프로 입단 전부터 주목받은 키움 히어로즈 투수 장재영(18)이 데뷔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키움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에서 서울 연고 팀(키움·LG·두산) 중 가장 먼저 선수를 고를 수 있었다. 키움은 덕수고 우완 장재영을 선택했다. 장재영은 1학년 때 메이저리그에서 신분조회 요청이 올 정도로 기대주였다. 계약금은 구단 최고액인 9억원. 한기주(KIA·10억원)에 역대 2위 액수였다.
장재영은 17일 화상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숙소와 (2군) 구장을 오가며 훈련 중이다. 구단 역사상 최고 계약금을 받은 만큼 기대가 크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키움은 오고 싶은 팀이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키움에서 추억을 많이 쌓았다"고 소개했다.
장재영의 강점은 단연 빠른 공이다. 고교 시절 공식경기에서 최고 시속 157㎞를 기록했다. 좋은 체격(키 1m88㎝, 체중 92㎏)에 유연성도 뛰어나다. 그는 "더 빨라지고 싶긴 하다. 컨트롤도 보완해야 한다. 제구력 안정을 위해 캐치볼을 할 때에도, 섀도 피칭을 할 때에도 계속 질문을 하며 배우려 한다. 하지만 아직 제구를 위해서 구속을 포기할 마음은 없다. 구종을 좀 더 보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재영은 만나보고 싶은 선배로 '돌직구'를 던지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을 꼽았다. 오승환은 KBO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빠른 공으로 한국과 일본, 미국 등 3개국에서 활약했다. 장재영은 "오승환 선배를 만나본 적이 없다. 만나게 되면 그렇게 하기까지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 마운드 위에서 돌부처 같은 모습도 많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로 양의지(NC 다이노스), 강백호(KT 위즈)를 꼽았다. 그는 "홈런을 맞더라도 직구를 던져보고 싶다. 경기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나의 직구가 얼마나 통하는지 확인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뛰어난 영건들이 쏟아졌다. 신인왕 소형준(KT 위즈)을 비롯해 송명기(NC 다이노스), 이민호(LG 트윈스) 등 1, 2년차 투수들이 활약했다. 장재영은 "형들이 너무 멋있다. 저도 내년에 형들처럼 잘 하고 싶다. 스무 살이고 신인인 만큼 패기있고 자신감있는 투구를 하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키움에는 야구인 2세인 장재영의 롤모델이 될 선배가 있다. 바로 이종범 LG 코치의 아들 이정후(22)다. 장재영은 "(이)정후 형이 같은 야구인 2세로서 좋은 귀감이 됐다. 많이 배우고 싶다. 예전에는 정후 형이 이종범의 아들로 불렸지만, 이제는 이종범 코치님이 이정후의 아버지로 소개된다. 정후 형도 '너도 그렇게 돼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장정석 전 감독은 지난해부터 해설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장재영은 "(아버지로부터) 잘 던진다는 평가보다자신 있고 씩씩하게 던진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내년 목표는 1군 데뷔다. 감독님께서 맡겨주시는 보직을 열심히 수행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