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15년 만에 국내에 첫 개봉하는 감성 멜로 명작 ‘블라인드’가 세계적인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해 순백의 눈을 닮은 어른 동화, 멜로 바이블로 기억될 또 하나의 작품의 탄생을 예고한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안데르센의 걸작 '눈의 여왕'은 순수한 사랑을 그린 작가의 대표작으로 영화와 TV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하게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겨울왕국’ 역시 이 작품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고 ‘겨울왕국2’에서는 “안데르센이 쓴 책”이 언급되기도 했다.
옛날, 소년 카이와 소녀 게르다가 있었다. 사악한 악마 트롤이 모든 물체를 추하게 비추는 거울을 깨트리고 하늘에서 떨어진 파편이 카이의 눈과 심장에 박힌다. 차갑게 변해버린 카이를 눈의 여왕이 어디론가 데려가고 게르다는 카이를 찾아 나선다. 온갖 고난 끝에 눈의 여왕의 얼음 궁전에 도착한 게르다는 카이를 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이 눈물이 카이의 심장에 박힌 거울 파편을 녹여 감정을 되찾은 카이가 눈물을 흘리자 눈에 박혔던 거울 조각 역시 빠져 나온다. 카이와 게르다는 함께 고향에 돌아가는데 일부 책에서는 눈의 여왕이 카이에게 떠나지 말라고 애원한다거나 둘에게 잘 가라는 작별 인사를 하고는 쓸쓸히 사라지기도 한다.
영화 ‘블라인드’는 모든 것을 보고 싶은 루벤과 모든 것을 감추고 싶은 마리’ 눈을 감으면 비로소 보이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로 '눈의 여왕'을 재해석해 캐릭터들의 관계를 흥미롭게 그려낸다.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각각의 캐릭터들이 지닌 특징들을 통해 카이와 게르다, 눈의 여왕이 누구인지 다양하게 해석하는 재미를 전한다. 섬세한 감정선이 극적인 전개 속에 세밀하게 그려져 흥미를 자아낸다. 특히 영화 팬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 ‘이터널 선샤인’, ‘렛 미 인’을 연상시키는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네델란드의 여성 감독 타마르 반 덴 도프가 각본과 연출을 맡아 서정적이고 문학성이 돋보이는 한 편의 동화 같은 아름다운 영상을 선보인다. 벨기에 배우 요런 셀데슬라흐츠와 네델란드의 배우이자 감독인 핼리너 레인이 출연해 모든 감각을 집중시키는 명연기로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루벤 역의 요런 셀데슬라흐츠의 눈부신 미모가 빛을 발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매드맥스’, ‘데드풀’, ‘배트맨 대 슈퍼맨’, ‘툼레이더’의 정키 XL이 음악을 맡아 역시 탁월한 수준급 실력을 확인시켜 준다.
토론토국제영화제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초청돼 북유럽 감성 특유의 아름다운 설경과 애절한 로맨스로 큰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영화제와 TV에서 소개돼 겨울 감성 명작으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극장 정식 개봉은 이번이 최초다. 1월 14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영화 '차인표' 스틸 /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