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1779〉 허민 히어로즈 의장 '내 너클볼을 보여줄게'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 꾸려진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에서 청백전 투수로 나서 공을 던지고 있다. 2019.2.18 kane@yna.co.kr/2019-02-18 08:23:02/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상벌위원회 결과 보고서에 엿새 만에 사인했다.
KBO는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키움 구단과 김치현 단장에게 '엄중 경고' 조치한다"고 28일 밝혔다. 이어 불필요한 처신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에 대해서는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및 부칙 제1조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에 따라 직무정지 2개월 제재를 부과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번 상벌위원회 핵심 쟁점은 '팬 사찰'이었다. 키움 출신 베테랑 이택근(40)은 "구단이 팬을 사찰했다"며 KBO에 '키움 구단을 징계해달라'는 품위손상 징계요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허민 의장이 2군 경기장에서 캐치볼 하는 영상이 방송에 공개돼 파장이 커지자 키움 구단이 CCTV를 동원해 영상을 촬영한 특정 팬을 사찰했다는 게 이택근의 주장이다. 반면 키움 구단은 "사찰이 아니다"라고 맞서며 팽팽하게 맞섰다.
이택근과 김치현 단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은 22일 상벌위원회에 출석해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당시 상벌위원회는 '엄중 경고'로 결론, 정운찬 총재에게 보고서를 올렸다. 이택근의 주장대로 '팬 사찰'이라고 인정하더라도 야구규약상 어떤 근거로 처벌할지 불명확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좀 더 강한 징계를 원한 정운찬 총재가 상벌위원회 결과 보고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KBO의 징계 발표가 미뤄졌다. 지난 11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14일에는 야구 원로들의 모임인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한은회)가 "강력하게 징계해달라"는 성명을 각각 발표한 상태. 거듭 구단 안팎에서 문제를 일으킨 키움 구단의 과거 전력을 고려해 고심을 거듭했다.
KBO는 "정운찬 총재는 키움 사태에 대해 구단이 팬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프로스포츠의 의무를 저버렸고, 구단과 선수 간 기본적인 신뢰 관계를 무너뜨리는 등 리그의 질서를 어지럽힌 행위라 판단했다"며 "상벌위원회는 키움의 CCTV 열람과 관련된 일련의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기타 법규의 위반인지 여부에 대한 사법기관의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므로 이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향후 사법 조치가 이루어지는 경우 그 결과에 따라 제재를 심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