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사령탑 스테파노 라바리니(41) 감독이 배구 팬들과 선수들에 새해 인사를 전하며, 2021년 도쿄올림픽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대한배구협회는 31일 라바리니 감독과 한 서면 인터뷰를 공개했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머물며 노바라를 이끄는 라바리니는 "소속팀 일정이 끝나는 4월 말에 한국으로 갈 예정이다"라며 "이탈리아에 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한국프로배구(V리그) 경기를 챙겨본다. 협회와 구단들의 협조로 모든 경기를 볼 수 있다"라고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사령탑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는 "세계적인 선수 대부분이 유럽, 특히 이탈리아와 터키리그에서 뛰고 있다. 이탈리아 리그에서 뛰는 대부분의 선수는 내가 직접 보고 있으며, 바키프방크 소속 세자르 코치는 터키 리그의 선수들을 직접 보고 있다"며 도쿄올림픽에서 상대한 팀 분석 과정도 설명했다.
세계랭킹 10위인 한국 여자배구는 내년 7월에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서 일본(7위), 세르비아(6위), 브라질(3위), 도미니카공화국(9위), 케냐(23위)와 함께 A조에 속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올림픽 참가하는 팀은 모두 강하다"라고 경계하며 "브라질은 최정상급 배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숙련된 선수들이 많고, 공수의 밸런스가 좋으며 서브도 강하다. 수비도 강한 편이고 변칙적인 속공을 많이 한다. 일본은 안정적인 리시브를 바탕으로 백어택을 포함한 빠른 공격을 펼친다.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어서 몇몇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하지만,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은 큰 이점이 될 수 있다"고 상대 팀의 장점을 분석했다.
그는 자만을 경계하면서도, 한국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한다.
라바리니 감독은 "한국은 서브와 수비가 강하고, 윙스파이커(레프트)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2019년 블로킹 부문에서 발전한 것처럼 미들블로커(센터)와 아포짓(라이트)의 공격 점유율이 좀 더 높아지면 한국만의 배구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는 모든 팀과 붙어볼 만한 강한 팀이 되어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라바리니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센터와 라이트의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블로킹 시스템의 중요성을 전보다 많이 높였다. 또한, 라이트의 역할과 사이드아웃 공격 상황에서 센터의 역할도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은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11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 김연경과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
그는 "김연경은 선수로서의 의지가 대단한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었다. 대표팀에서도 활약할 김연경을 기대하며 기분 좋게 그녀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5월에 열릴 예정인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2019년에 호흡을 맞춘 기존 선수들을 점검하고, 새로운 선수도 시험해 볼 계획이다.
그는 "2021년 VNL은 올림픽을 위한 최적의 준비 기간이다. 조금 더 파악이 필요한 몇몇 선수들을 선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국 여자배구는 유럽 리그에서 세계 배구의 흐름을 파악하는 외국인 감독과 함께 올림픽 메달을 수확하는 꿈을 꾼다.
라바리니 감독은 "한국 배구 스타일과 세계 스타일을 적절하게 혼합해 '맞춤형 전술'로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