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소의 해 신축년, 경마공원에도 경주로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소처럼 우직하게 노력하는 소띠 경마 스타들이 있다.
서울경마공원 윤영민 기수는 1973년생으로 소띠 기수 중 최고참이다. 2018년 최초로 조교전문기수로 전향해 기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이후 안정적인 기수 활동으로 우수마 배출을 위해 맹활약하고 있다. 2019년도에는 총 2418두를 훈련시키며 조교전문기수들 중 가장 많은 경주마를 조교했다. 지난해 정상 경마를 시행할 때에는 월평균 200두가 넘는 말들을 조교할 정도로 열의를 가지고 제2의 기수인생을 개척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잠시 주춤한 상황도 있었지만 윤영민 기수는 본래의 자리를 지키며 코로나19가 진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소띠해를 맞아 조교전문기수 전향 이후 수많은 경주마 훈련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들을 경주마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쏟고 싶다”며 “경마팬들이 없으니 경주가 재미도 없고, 동기부여도 잘 안 되는 것이 사실이다. 경마팬들을 만나는 그 순간을 매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경마공원의 대표 소띠는 어느덧 데뷔 15년차를 맞은 유승완 기수다. 2019년 300승 고지와 함께 서울 경마공원 다승 3위를 달성하며 명실상부 ‘베테랑’ 반열에 올랐다. 유승완 기수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최강암말 ‘실버울프’와의 호흡이다. 유난히 까다로운 실버울프를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감싸며 7번의 대상경주 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은 유승완 기수에게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해다. 2018년도 10.6%, 2019년도 13.5%를 자랑하던 승률이 8.9%로 떨어졌다. 파행적인 경마 시행으로 인해 컨디션 조절도 쉽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경주로에 복귀 후 꾸준히 운동을 병행하며 컨디션을 점차 올리고 있다. 그는 “예전부터 목표가 ‘성실하고 꾸준한 기수가 되자’는 것이다"며 "우직하고 성실한 소처럼, 꾸준히 경주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2021년을 만들고 싶다. 꾸준함이 가장 어려운 숙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귀여운 외모로 화제가 되었던 부산경남 경마공원의 김태현 기수는 올해 8월 데뷔전에서 곧바로 우승을 거머쥐며 경마팬에게 ‘얼굴도장’을 찍었다. 민장기 조교사가 이끄는 부경 21조 소속으로 특유의 성실함으로 마방식구들의 지지를 받으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2주간 15회 출전해 4번 우승하며 ‘특급 신인’의 진면목을 발휘했다.
1997년생인 김태현 기수는 Z세대답게 “틀이 정해진 장거리 경주보다 경주 시작부터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단거리 경주가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기수로서의 목표도 ‘코리아스프린트’ 우승이다. 데뷔부터 출전까지 숨 가쁘게 2020년을 달려온 김태현은 “지난해는 경마아카데미를 벗어나 실전을 겪으며 다양한 경험을 했던 한 해다"며 "모르는 것이 많은 신인으로서 재미있게 보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