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는 K리그1(1부리그) 울산 현대의 세상이었다. 울산은 10경기에서 9승 1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2012년 이후 8년 만에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4골 3도움을 기록하며 울산의 우승을 이끈 미드필더 윤빛가람에게 돌아갔다. 그는 MVP 수상 후 "축구 인생에서 가장 기쁘고 행복한 날"이라며 웃었다.
그렇다면 아시아 축구 팬이 선정한 MVP는 누구일까. 윤빛가람이 공식 대회 MVP에 이어 팬들이 뽑은 MVP까지 '더블'을 수상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팬들이 다른 선수를 MVP로 선정할 수도 있다. AFC는 지난 13일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0 ACL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아시아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투표는 오는 22일까지 진행되며, 최종 결과는 24일 발표될 예정이다.
후보는 총 15명이다. 챔피언 울산이 가장 많은 4명의 후보를 배출했다. 윤빛가람은 당연히 포함됐다. 그는 4골 3도움과 함께 공격 기회 창출 1위(22개)에 올랐다. 또 500개의 패스를 뿌리며 성공률 90%를 기록했다. AFC는 "탁월한 능력을 과시하며 울산을 정상으로 이끈 미드필더"라고 윤빛가람을 소개했다. 유력한 MVP 후보다.
'브라질 특급' 주니오를 빠뜨릴 수 없다. 그는 결승에서 2골을 넣으며 울산 우승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득점 공동 1위(7골)에도 이름을 올렸다. 비욘 존슨의 파괴력 역시 돋보였다. 존슨은 결승전을 제외한 토너먼트에서 주니오보다 더욱 큰 영향력을 선보였다. 총 5골을 넣으며 득점 공동 3위에 위치했다.
골키퍼 조수혁은 무명의 설움을 날렸다. 울산의 간판 골키퍼 조현우의 불참으로 골대를 지킨 백업 골키퍼 조수혁은 세이브 부문에서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렸다. 9경기에서 6골을 허용하며 울산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AFC는 "넘버1 조현우가 빠졌지만, 넘버2 조수혁이 큰 무대에서 강렬한 활약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수원 삼성의 미드필더 김민우도 후보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AFC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놀라운 일 중 하나가 수원의 8강 진출이었다. 그 중심에는 김민우가 있었다. 한국 대표팀이기도 한 그는 특히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의 16강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가장 유력한 MVP 후보로 꼽히는 선수는 세계적인 스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비셀 고베·일본)다. 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이자,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스페인 우승을 확정하는 결승전 결승 골의 주인공이다. 이번 ACL에서도 '클래스'를 입증했다. 특히 상하이 상강(중국)과 16강에서 선제 결승 골을 터뜨리며 고베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니에스타는 부상으로 울산과의 4강전에 출전하지 못했고, 고베는 탈락했다.
AFC는 "기술과 지능을 모두 갖춘 세계적 미드필더"라고 이니에스타를 극찬했다. 그는 엄청난 아시아 축구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이 팬덤이 투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니에스타와 함께 고베의 공격수 후루하시 쿄고도 후보로 선정됐다.
준우승 팀 페르세폴리스(이란)는 울산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명의 후보를 배출했다. 팀의 간판 수비수 쇼자 카릴자데, 인상적인 패스를 선보인 미드필더 바샤르 라산, 그리고 7경기 출전해 5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은 골키퍼 하메드 라크가 주인공이다.
4강에 오른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는 2명의 후보를 올렸다. 그 중 한명이 7골을 터뜨리며 주니오와 함께 득점 공동 1위에 오른 압데라작 함달라흐다. AFC는 "그는 4강까지 가장 강렬했던 선수"라고 평가했다. 알 나스르는 4강에서 페르세폴리스에 무너졌다. 또 다른 후보에는 수비수 술탄 알 간남이 선정됐다.
8강 진출에 성공한 베이징 궈안(중국)은 두 명을 배출했는데, 모두 외국인 선수다. 브라질 출신 헤나투 아우구스투와 스페인 국적의 조나단 비에라다. 또 다른 8강 팀 우즈베키스탄의 명가 파크타코르는 간판 공격수 자로리딘 마샤리포브가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