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가 남긴 뜨거운 열기를 K리그 그라운드에서 재현하자던 19년 전의 메시지가 다시 한번 K리그에 전해지고 있다.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2002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들이 K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때문이다.
전북 현대는 19일 "전 국가대표 박지성을 구단 어드바이저로 위촉했다"며 "박지성은 프로와 유소년의 선수 선발, 육성 및 스카우팅, 훈련 시스템 제시 등에 대한 조언자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전북의 설명에 따르면 박지성은 영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비상근 어드바이저 역할을 수행하고, 프로와 유소년 팀의 선수 이적 및 영입 등 일정 부분에서 테크니컬 디렉터 역할도 겸할 예정이다.
2002 한·일 월드컵을 비롯해 2006 독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까지 세 번의 월드컵에 출전한 박지성은 이견 없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2002 월드컵 스타로 화려하게 등장해 이후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을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은퇴 후에는 2016년 국제축구연맹(FIFA) 마스터코스 과정을 밟았고, 국제축구평의회(IFAB) 자문위원과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박지성이 K리그와 직접적으로 인연을 맺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전북과 박지성의 동행이 빚어낼 시너지 효과에 대해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전북은 풍부한 경험을 가진 박지성이 일본, 영국, 네덜란드 등 빅클럽에서 선수로 뛰며 보고 배웠던 노하우를 통해 선진 제도를 접목, K리그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박지성은 "그동안 보고 배웠던 모든 것들을 바탕으로 전북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 구단이 더 튼튼하고 건강하게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박지성의 복귀가 뜻깊은 이유는 또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스타들이 'CU@K리그' 물결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김남일 성남 FC 감독과 설기현 경남 FC 감독이 지도자로서 K리그 무대에 첫선을 보였다. 올해는 이영표 해설위원이 강원 FC 대표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울산 현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여기에 박지성이 전북의 어드바이저로 합류하면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2002년의 스타들이 종횡무진 활약하게 됐다. K리그판 '응답하라 2002'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도자가 아닌 행정가로서 K리그에 돌아온 이영표 강원 대표이사와 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는 많은 선수에게 새로운 도전 가능성을 제시하는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