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는 데뷔 후 서울경마공원에서 가장 인상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데뷔전부터 1000m를 58초 9에 주파하며 괴물의 등장을 예고했다. 지난해 대상경주 첫 출전이었던 SBS스포츠스프린트(GⅢ, 1200m)에서 목차(0.6m) 승부 끝에 입상하며 급이 다른 경주마임을 보여줬다. 이어진 서울마주협회장배(GⅢ, 1200m)에서는 문세영 기수와 호흡을 맞추며 결승선 직전까지 이어지는 승부 끝에 3/4마신차(약 1.8m)로 아쉽게 준우승했다.
어마어마는 단거리 적성마답게 스타트 반응도 빠르고, 결승선 직전 펄롱타임(결승선 전방 200m부터 결승선까지의 거리)도 점점 줄여나가며 더욱 성장해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1400m 1등급 일반경주에서 1분 23초 1이라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등급 경주마들의 같은 거리 평균기록은 1분 25초 7이다. 경마에서는 1초마다 약 6마신(약 14.4m)의 차이가 벌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마어마는 다른 1등급 경주마들보다 12마신, 즉 약 30m나 앞선다는 것이다. 당시 펄롱타임 역시 12.1초라는 좋은 기록을 자랑했다.
여기에 경주로에서 모래를 맞는 것에도 거부감이 없어 다양한 작전 전개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올해 정상경마가 시행된다면 스프린터 시리즈를 비롯해 코리아스프린트 출전을 목표로 두고 있다. 어마어마를 훈련하고 있는 송문길 조교사는 “지난해 성적으로 경주력은 이미 검증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작년보다 올해 더 말이 궤도에 오른 것 같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주에 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스트제트’는 지난 서울마주협회장배(GⅢ, 1200m)에서 레이팅이 가장 낮았음에도 어마어마, 모르피스 등 국산마의 자존심을 세웠다. 올해 역시 단거리 경주 강자로 독보적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 새해 첫 경주에서도 먼로 기수와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4마신 차로 여유롭게 승리했다. 이스트제트는 서울마주협회장배 우승 이후로 3연승을 기록하는 등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이제 3세마 기대주를 넘어 올해는 4세 국산 대표마로서 최상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을지 경마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서인석 조교사는 “실전에 특히 강한 말이다. 스피드 지수가 좋고 말이 유연성이 좋아서 선·추입을 잘하기 때문에 올해는 단거리 대상경주에 조금 더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미 먼로 기수가 이스트제트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호흡도 최상인 만큼 컨디션 조절과 스트레스 완화에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나이, 같은 적성을 가진 이스트제트와 어마어마. 지난해 두 번의 경쟁에서는 나란히 1승과 1패를 나눠가지며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두 신예 경주마의 기량이 물오를 올해, 스프린터 시리즈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