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상무야구단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 뒤 키움 구단은 일희일비했다. 1차 서류 전형에 합격했던 주효상이 탈락했고 임병욱은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키움은 구단 내 두 선수가 상무야구단에 지원해 동반 입대를 바랐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주효상의 탈락은 아쉬움이 크다. 주효상은 포수 중 서류 전형에 합격한 4명(주효상·한준수·김형준·강현우) 중 1군 경험이 가장 많았다. 201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유망주로 1, 2군을 오가며 백업으로 경험을 쌓았다. 1군 포수 자원으로 박동원과 이지영의 입지가 너무 커 입대를 결정했지만,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 상무야구단은 이번 전형에선 포수를 단 한 명만 뽑았고 김형준이 선택받았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9순위로 입단한 김형준은 1군 백업 자원으로 지난해 NC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결과적으로 스텝이 꼬였다. 키움은 지난해 8월 전역한 포수 김재현이 2021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1군에서 가용할 수 있는 포수가 최대 3명이어서 주효상의 자리가 더 좁아졌다. 상무야구단에서 2년간 경기 출전 경험을 쌓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지만 불발. 결국 현역 입대가 유력하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 본인이 현역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강해서 구단도 그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역으로 복무할 경우 경기 감각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군대 내에서 따로 몸을 만들 수 있지만, 상무야구단보단 덜 체계적이다.
키움은 임병욱의 합격이 위안거리다. 2015년 1군에 데뷔한 임병욱은 2018시즌 타율 0.293, 13홈런, 60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이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직전 시즌 기록에 대한 비중이 클 경우 상무야구단 합격을 장담하기 힘들었다.
이번 상무야구단은 서류 전형에만 외야수 7명이 붙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1군 경험은 김성욱(NC)과 함께 가장 많았지만, 김재현의 사례처럼 1군 경력이 합격을 좌우하진 않았다. 특히 '2군 홈런왕' 이재원(LG)이 다크호스였는데 임병욱은 김성욱과 함께 합격 통보를 받았다.
키움은 임병욱이 탈락할 경우 외야 정리가 필요할 수 있었다. 오프시즌 한화에서 방출된 베테랑 이용규를 영입한 상황. 팀 간판 이정후에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박준태,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허정협까지 외야 포지션이 사실상 꽉 찼다. 임병욱이 팀에 남을 경우 전력엔 보탬이 되지만 병역을 먼저 해결하는 게 더 나을 수 있었다. 원활하게 선수단을 운영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