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미커플' 배우 임시완(32)·신세경(30)이 시청자 사랑에 응답했다. 기존 멜로의 틀을 깨서 신선하고 그래서 더 볼수록 매력적인 JTBC 수목극 '런 온'을 중심에서 이끈 두 사람.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고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바라보고 말을 건네며 진짜 소통이 가능한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각각 기선겸과 오미주를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로 소화하며 1회부터 16회까지 호감과 몰입도를 높였다.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성장사에 빠져들어 응원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멜로를 하고 싶다고 애타게 외쳤던 임시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소망을 이뤘다. 신세경은 2030 세대를 대변하는 사이다 캐릭터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민족 대명절 설연휴가 시작된다.
신세경(이하 신) "난 전 담당이라 집에서 변함없이 전을 부치고 있을 것 같다."
임시완(이하 임) "이번 설에는 아무래도 예전처럼 가족을 만나긴 어려울 것 같다.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는 게 아쉽긴 하지만, 언젠가 상황이 좋아지면 가족들과 오랜 시간 함께 보내고 싶다."
-여름부터 겨울까지 '런 온'을 향해 6개월 간 열심히 달렸다.
임 "함께해준 시청자분들과 감독님·작가님·수많은 제작진분들 그리고 선후배, 동료 배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촬영이 어느덧 일상적인 일과가 되어 촬영장 출퇴근이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바빴던 일상에 여유가 찾아오면서 이제야 종영이 실감 나는 듯하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 열심히 참여한 작품이다. 그 소중한 마음을 느끼고 시청자분들과 공감하는 것만 해도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작게나마 위안이 되는 드라마로 남았으면 좋겠다."
신 "작품을 함께 만드는 모든 이들이 '런 온'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정말 즐거운 6개월이었다."
-팀워크 자체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임 "또래 배우들이 모여서 그런지 유독 훈훈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 촬영을 했던 기억이 난다. 태오가 의도치 않게 참 웃긴다. 수영이도 은근 개그를 좋아하는 친구였고, 세경이는 제가 하는 소소한 것들에 정말 잘 웃어줘서 고마웠다. 감독님은 사랑이 철철 넘치는 분인 것 같다. 현장에 있는 동안 감독님의 자식이 되었다고 생각이 들 만큼 보호받고 있는 기분이었다."
-말맛이 좋은 대본이라고 했었는데 시청하며 이 점에 굉장히 공감했다.
임 "많은 대사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다행이라는 상대방의 안부성 말에 '다행이라니 다행이네요'라고 되받아 치는 대사가 있었다. 완벽한 구성의 문장이지만 속 알맹이가 없었다. 이 부분이 바로 우리가 요즘 쓰는 화법과 맞닿아 있는 점이라 생각해서 꽤나 인상 깊게 제 머릿속에 자리매김한 것 같다."
-촬영하며 가장 집중했던 포인트는.
신 "우리 드라마에는 예측 불가능한 이벤트가 늘 가득했다. 항상 뻔하지 않은 방향으로 캐릭터들이 움직이고 말을 하더라. 주인공의 불우한 성장 배경은 우리가 많이 봐온 드라마 속 설정이지만 미주가 살아가는 방식은 달랐다. 미주는 솔직하고 부끄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니까 연기를 하면서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촬영했다."
-연기하며 느낀 캐릭터의 자체 매력은 무엇인가.
임 "선겸이는 순수하고 사회의 때가 묻지 않은 사람이다. 정의 앞에서 담대함을 잃지도 않았다. 선겸이가 용기 내어 선택한 것들에 대해 존경하고 있다. 그 외에도 선겸이 세상과 동료들, 이성을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선들을 정말 배우고 싶다. 또 선겸이는 전형적인 드라마 속 백마 탄 왕자님과는 거리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 멋있어 보이려 노력하지 않았다. 그게 제가 가진 저만의 색이라 생각했다. 이런 의외성들을 시청자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신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포인트 중 하나가 사과를 잘한다는 점이다. 미주는 방금 뱉은 모난 말에 대해서도 바로 사과할 줄 아는 멋쟁이다. 물론 배배 꼬아 말할 때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의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점과 자신의 일도 무척 사랑한다는 점도 굉장히 좋다. 무엇보다도 오미주가 추구하는 사랑의 방식이 제일 마음에 든다. 서로를 잘 지켜가면서 사랑해야 한다는 가치관이 정말 건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촬영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혹은 명장면이 있다면.
신 "한 장면만 꼽기 힘들 만큼 명장면은 정말 많다.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고르자면 2회 포장마차 신이다. 드라마 방영 전 편집실에 놀러 가서 그 신을 처음 봤을 때의 두근거림이 잊히지 않는다. 화면상으로는 마치 봄바람이 부는 것처럼 아주 여유 있고 몽글몽글해 보이지만 막상 촬영 때에는 느닷없이 내리는 비를 피하며 급히 찍느라 정신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대사량도 꽤 많고, 몹시 중요한 신이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편집된 내용을 보았는데 썸 타는 남녀의 설렘이 그대로 담겨있더라. 그래서 정말 행복했다. 술 취한 선겸을 혼자 두고 잠시 사라졌던 미주가 다시 나타날 때, 그런 선겸의 시야 안으로 운동화를 신은 미주의 발이 한 발짝 걸어 들어오는데 세상에 나도 미주가 너무 반가워서 외마디 비명을 지를 뻔했다."
-파트너와의 호흡은 어땠나.
임 "세경이는 처음에 다가가기 어려운 아우라가 있었다. 촬영하다 보니 굉장히 성격도 털털하고 야무지더라. 지금은 그 인식이 완전히 깨졌다. 그리고 연기적으로 이것저것 시도한 걸 잘 받아줘서 고맙기도 했다. 덕분에 초반부터 제가 어떤 걸 해도 다 받아주겠다는 믿음이 생긴 것 같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 대화도 많이 나누면서 '어떻게 하면 케미를 잘 살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세경이가 만든 미주는 정말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캐릭터에 녹아들어 몰입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케미스트리가 나온 것 같다. 겸미커플을 많이 사랑해줘 감사하다."
신 "시완 오빠는 섬세하고, 정말 똑똑하다. 항상 나에게 야무지다고 하지만 내 생각엔 오빠가 훨씬 더 야무지고 부지런하다. 자기 개발을 위해 늘 시간을 쪼개어 쓰는 걸 보면 끊임없이 노력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동선이나 대사 타이밍 등에서 상대 배우가 어떤 지점에서 불편한지, 무엇을 어색하게 느끼는 지를 귀신 같이 캐치해 리허설을 마치고 난 후 꼭 나에게 괜찮은지 먼저 물어본다. 내가 딱히 티를 내는 것도 아닌데, 보통의 섬세함으론 그렇게 못하지 않을까 싶다. 기선겸이라는 캐릭터가 단단하고 빈틈이 없었기 때문에 오미주도 함께 빛날 수 있었다. 그 외에 반년의 일정을 함께 완주해 낼 동료로서 함께 하는 배우들에게 넘치는 응원과 격려, 간식, 핫팩 등을 끊임없이 보내주었다는 것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알 거라고 생각한다."
-최수영·강태오 배우와의 호흡은.
신 "수영이와는 대학교 동기다. 캐스팅 관련 소식을 일찌감치 알진 못했지만 수영이가 서단아를 맡게 됐단 소식을 알고, 무척 설렘을 느꼈다. 대본을 읽었을 때 서단아야말로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느껴졌기에 기대감이 증폭됐다. 관계성 맛집 우리 드라마 속 놓칠 수 없는 케미스트리가 단미(단아와 미주)라고 생각한다. 대본으로 그 두 사람을 봤을 때에도 참 웃기고 귀여운 관계다 싶어 많이 기대하고 있었는데, 드라마 속 살아 움직이는 단미는 지금 말씀드린 그 느낌이 충분히 드러남과 동시에 탄산수 한 모금을 더 한 느낌이 난다. 아마 수영이가 연기하는 서단아 캐릭터가 워낙에 산뜻하고 시원시원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정말 서단아 그 자체였다. 태오는 정말 재밌다. 이영화라는 캐릭터도 평범하지 않지만 강태오 본인 역시 재치 있고 비범하다고 생각한다. 본 방송을 시청을 할 때 내가 촬영하지 않은 분량들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새롭게 볼 수 있어 즐겁다. 영화와 단아의 신들을 보며 웃기도 많이 웃었고, 감정이 깊어진 후반부엔 감탄을 하며 시청했다. 태오와 함께 호흡을 맞출 때에도 늘 예측 불가능하고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말 독보적인 캐릭터다."
임 "수영이는 드라마 속 캐릭터를 위해 평상시에도 몰입하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선겸과 단아가 마주했을 때 더욱 자연스러운 호흡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태오는 연기 스타일이 자유분방해서 재밌었다. 매우 유동적인 성향의 배우라서 현장에서 이것저것 같이 많이 시도해보고 싶은 배우였다."
-넷플릭스에도 동시 방영되면서 해외 팬 유입이 많았을 것 같다.
신 "세계의 다양한 시청자들에게 내가 출연한 영화나 콘텐츠들이 전해지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때론 감격적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팬분들도 편하게 시청하시는 것 같아서 기뻤다."
-신축년 새해 소망과 목표는.
신 "배우로서는 작년의 목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주어지는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좋은 작품과 좋은 캐릭터로 찾아뵙고 싶다. 올해엔 모든 것이 정상화되어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길 바란다. 친구들도 좀 더 편하게 만나고 싶고, 마스크 없이 편히 숨쉬며 야외 운동도 즐기고 싶다. 올해라기 보단 이루고 싶은 향후 목표는 쓸데없는 욕심부리지 않는 사람, 무해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임 "새해에도 여러 작품을 열심히 할 예정이다. 가장 빠르게는 tvN 예능 프로그램 '바퀴 달린 집'으로 인사드리게 됐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나 역시 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기도 한다. 영화 '스마트폰' 촬영도 앞두고 있다.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좋은 작품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바퀴 달린 집'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나.
임 "김희원 선배님과 친했던 터라 '이번에 형 바퀴 달린 집 촬영하러 가면, 어차피 형도 있고 진구도 있으니 나도 가면 안 돼요?'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던진 말이 화근이 됐다. 진짜로 성사될지 몰랐지만, 실제로 갈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신이 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시국에 시청자분들이 조금이나마 기분 전환하실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것 같아 감사하다. 시청자분들이 조금이라도 대리만족과 함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진구가 같이 갈 줄 알았는데 못 가는 게 내심 아쉽다."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
임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밖에 잘 못 나가지 않나. 그래서 요즘은 집에서 뭘 할 수 있을까 하다가 요리에 취미를 갖게 됐다. 마스크 쓰고 계단 걷기도 자주 하고 있다. 계속되는 상황에 나도 많이 지치고 심적으로 다운되는 것 같아 몸을 자주 움직이고 있다. 확실히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가 됐다.
신 "그동안 인터넷 세상은 칭찬받기 어려운 공간처럼 인식됐다. 그런데 유튜브를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의 코멘트를 읽으며 '세상에 이런 게 가능하구나' 싶었고, 많이 놀랐다. 영상을 보며 '잘 쉬다 간다' '일상을 좀 더 부지런하게 가꾸고 싶어진다'는 코멘트 등 내가 어설프게 제작한 콘텐츠가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 나를 드러내고 소통하는 것에 대해 늘 조심스럽기만 하던 내가 변한 걸 느낀다. 단순히 칭찬을 받아서가 아니라, 소통의 결과로 서로가 건강한 에너지를 공유하는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