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회장 후보를 4명으로 추렸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정태 현 하나금융 회장도 여기에 포함됐다. 대외적으로 '4연임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그가 숏리스트에 포함되며, '김정태 연임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회의를 개최하고 면밀한 심층 평가를 거쳐 고심 끝에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으로 내부 3명, 외부 1명 등 총 4명을 확정했다.
내부 후보로는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외부 후보로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포함되어 유효경쟁이 가능하게 됐다.
이날 회추위는 후보들에 대한 면밀한 검증을 위해 비전 및 중장기 경영전략, 기업가 정신, 경력,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네트워크 등 회추위에서 사전에 정한 세부 평가기준에 따라 개별 후보들을 평가한 후 총 4명의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윤성복 하나금융 회추위 위원장은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최종 후보군을 확정했으며,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 선정에 있어 하나금융그룹의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로 불안정한 금융 시장을 고려해 전반적으로 기존 CEO를 연임하는 인사를 단행해 왔다. 이에 하나금융 역시 '안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차기 회장을 확정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당초 김정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낮았다. 지난 2012년 3월부터 회장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대외적으로 '4연임은 없다'고 말하며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게다가 1952년생인 김정태 회장은 올해 69세로, 하나금융그룹의 내부 규정에 회장 임기를 만 70살까지로 제한하고 있어 연임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하지만 김 회장이 후보군에 오르면서, '1년 임기 연장' 수준의 연임을 하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강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히는 함영주 부회장이 있기는 하나, 현재 법률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함 부회장은 지난 2015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하나은행장을 역임하며 김정태 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터라, 차기 회장 물망에 유력 거론돼 왔다.
하지만 그는 현재 채용 비리 관련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문책 경고를 받은 후 현재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에 대한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확정한다. 이르면 내주 중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