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혁신폰에 도전하며 내놓은 첫 차세대 폼팩터(구성·형태) 스마트폰 'LG 윙'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고 퇴장한다. 회사의 스마트폰 사업 축소 소식에 제품 가치는 더 떨어져 유통망에서도 본격적으로 재고 소진에 나서는 모양새다.
1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7일 LG 윙의 공시지원금을 5G 요금제에 따라 최소 38만9000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상향했다. 기존 10만원대에 그쳤던 지원금을 30만원 넘게 올린 것이다.
SK텔레콤의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인 월 8만9000원의 '5GX 프라임'에 가입할 경우, 공시지원금 50만원에 추가지원금 15%를 더해 24개월간 총 57만5000원의 단말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원금 대신 요금 할인을 택하면 24개월간 총 53만4600원을 할인받는다. 일반적으로 요금 할인이 공시지원금보다 이득인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에 이미 두 차례에 걸쳐 LG 윙의 공시지원금을 높였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지원금 규모가 10만원대였다가 현재 최소 33만4000원에서 최대 60만원을 뒷받침한다. LG유플러스의 지원금 추가 상향 가능성에 대해 단말기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통사 시장점유율 0.001%도 아쉬운 상황에서 같은 그룹사를 챙겨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10만~20만원대 지원금 정책을 유지 중인 KT의 관계자는 "LG 윙에 대한 공시지원금 인상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도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하는 LG 윙 고객에게 3월 말까지 단말기 보상 교체 조건 없이 300달러(33만2000원)를 지원한다. 또 3월 중순까지 LG 윙을 구매하면 국내 출고가 19만9000원의 무선 이어폰 'LG 톤 프리'를 준다.
지난해 하반기 LG전자가 공개한 LG 윙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첫 번째 제품이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LG전자의 스마트폰 혁신 전략으로, 두 번째 제품은 화면을 말았다 펴는 'LG 롤러블'이 유력했지만 출시가 불확실해졌다.
LG 윙은 대중적인 바 타입 스마트폰을 벗어나 '스위블 모드'를 채택했다. 메인 디스플레이로 콘텐트를 감상하면서 보조 디스플레이로 재생 속도 등을 조절하는 전에 없던 사용 경험을 제시했다. 하지만 폼팩터 시장이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등 단일 디스플레이 위주로 형성되면서 호응을 얻지 못했다. 업계는 LG 윙의 판매량이 10만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재편에 대해 LG전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미래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내재화 방안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