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9, 토트넘)의 ‘손 세리머니’가 경기 후에도 계속 뒷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이번에는 훈훈한 사연이 녹아 있어 더욱 화제다.
손흥민은 지난 19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푸스카스 아레아에서 열린 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 원정에서 볼프스베르거(오스트리아)를 상대로 골을 넣었다.
토트넘은 4-1로 승리했고, 손흥민은 전반 13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가레스 베일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손흥민이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골을 넣은 후 손흥민은 베일과 함께 카메라 앞에서 손가락으로 ‘W’자를 만들어 보였다. 경기 직후 현지 팬들과 매체들은 ‘승리(win)를 뜻하는 이니셜’ 혹은 ‘베일의 출신지역인 웨일스’, ‘베일과 함께(with) 골을 만들었다’는 뜻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런데 경기 다음날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 흥미로운 사진이 올라왔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있을 때 한 팬을 만난 손흥민이 ‘W 세리머니’를 약속한 적이 있다는 내용이다.
당시 손흥민은 백혈병 환우인 어린이 팬을 만났는데, 이 팬과의 만남을 주선한 단체가 ‘메이크어위시 재단’이었다. 소개된 영상 중에는 투병 중인 어린 팬들에게 재단 이름 중의 한 글자이자 희망을 뜻하는 ‘W’자를 만들어 보여주면 정말 좋아할 것이라는 제안을 하는 장면이 있다. 그리고 손흥민이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손흥민은 정작 러시아 월드컵 때는 이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
이러한 내용이 영국 매체 ‘풋볼런던’에 그대로 소개됐고, 토트넘의 팬 사이트인 ‘스퍼스웹’에도 자세하게 소개가 됐다.
현지 팬들은 “이미 3년 전의 일인데, 이번 세리머니는 해당 내용과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훈훈하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연이다”라며 응원을 보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골을 넣을 때마다 손가락으로 네모 모양을 만드는 ‘사진 촬영 세리머니’를 시그니처로 사용했다. “골을 넣은 순간을 영원히 저장하고 싶어서”라고 뜻을 밝힌 바 있다. 손흥민은 팬들을 위해 손으로 하트를 만드는 하트 세리머니도 자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