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피 끓는 청춘'·'거북이 달린다' 등을 연출한 이연우 감독의 신작 '홈타운'이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 감독 실형 선고라는 초유의 사태 때문이다.
당초 오는 3월부터 촬영을 계획하고 있었던 '홈타운' 프로젝트가 무산될 상황에 직면했다. '홈타운'은 이제 막 크랭크인을 남겨두고 있던 상태였다. 스태프를 꾸렸고, 유명 배우를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투자 배급사도 확정했다. 그러나 이연우 감독이 갑작스럽게 징역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까지 되자 상황이 변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제대로 크랭크인할 수 있겠나. '홈타운'은 이대로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연우 감독은 자신의 시나리오 각본에 관한 권리를 두고 제작사와 다투던 중, 제작사 대표를 거짓 내용으로 고소해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3일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16일 보석 신청이 인용돼,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2014년이었다. 이 감독은 당시 제작사 A에 시나리오에 대한 권리를 1억원에 양도한다는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 3000만원을 받았다. 이후 2018년 다른 제작사 B에 같은 시나리오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양도하고 집필료 1억원을 받는 계약서를 작성, 계약금 5000만원을 받았다. 권리를 A사에 먼저 양도했음에도 B사와 다시 계약을 맺은 것이다.
B사가 해당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돌자, A사가 B사를 상대로 영화 제작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2018년 7월 인용 결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B사가 이 감독에게 항의했고, 이 감독은 A사 대표 김모씨를 사기·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2018년 5월 경찰에 고소했다. 이에 김씨가 2014년 이 감독과 작성한 각본계약서를 증거로 제출했고, 이 감독은 김씨가 계약서를 위조했다며 2018년 9월 추가 고소했다. 이후 김씨의 무혐의로 수사가 종결됐고, 이 감독의 무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이연우 감독은 무고뿐 아니라 사기 혐의로도 지난해 12월 법정 구속된 후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타운' 제작사 관계자는 "이연우 감독의 법정 다툼과는 관계 없이 제작을 진행 중이다. 연출 방향에 관해서는 다시 밝히겠다. 3월 말 크랭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