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33·흥국생명)이 개인 통산 4번째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수상에 다가섰다. GS칼텍스 리더 이소영(29)은 막판 역전을 노린다.
2020~21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판도가 열흘 만에 다시 뒤집어졌다. 시즌 내내 1위를 지켰던 흥국생명은 지난달 28일 2위 GS칼텍스와의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져 2위로 내려앉았다. 승점과 전적은 같았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뒤졌다.
그러나 GS칼텍스는 달아나지 못했다. 5일 현대건설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신승, 승점 2점 추가에 그쳤다. 흥국생명은 6일 한국도로공사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이겨 1위를 탈환했다. 흥국생명은 남은 2경기에서 승점 6점을 추가하면 자력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다.
정규시즌 우승은 시즌 MVP 선정에 영향을 미친다. 여자부 MVP는 V리그 원년(2005년) 이후 15시즌 연속 정규시즌 우승팀에서 나왔다. 흥국생명이 1위에 오르면 김연경의 수상이 확실하다. 그는 8일 기준으로 공격 성공률 46.23%를 기록하며 리그 공격종합 1위에 올라 있다. 오픈 공격(성공률 45.03%), 서브(세트당 0.292개)도 1위다.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621점)을 기록했다.
6일 한국도로공사전은 김연경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26득점, 공격 성공률 41.67%를 기록하며 이전 5경기에서 1승4패를 당하며 추락 중이었던 팀을 구했다. 특히 이 경기에서는 불안정한 세트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해결 능력이 빛났다. 세터의 짧은 세트 탓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자, 제자리에서 후위 공격을 성공하는 장면도 보여줬다.
흥국생명은 이다영-재영 쌍둥이 자매가 학폭(학교 폭력) 사태로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뒤 전력이 약해졌다. '맏언니' 김세영은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연경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제스처로 후배들을 이끌었다. 부진했던 외국인 선수 브루나도 김연경의 독려 속에 자신감을 얻었다.
김연경의 대항마는 이소영이다. 그는 2월 28일 흥국생명전에서 17득점, 공격 성공률 53.57%를 기록하며 GS칼텍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체력이 떨어진 모습이 역력했던 5일 현대건설전에서도 4·5세트에만 12득점을 기록하며 투혼을 보여줬다.
이소영은 특히 수비 기여도가 높다. 리시브 효율 41.73%로 리그 5위다. 공격종합과 리시브 모두 5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유일한 선수다. 팀 주장까지 맡고 있다. 개인 성적은 김연경에 못 미치지만, GS칼텍스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다면 MVP를 차지할 수 있다.
다른 개인 타이틀 경쟁도 클라이맥스다. 블로킹 부문이 주목된다. 최근 11시즌 연속 1위를 차지한 양효진(현대건설)이 7위로 처져 있다. 시즌 초반 1위를 지켰던 한수지(GS칼텍스)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현재 1위는 세트당 0.718개를 기록한 정대영(40·한국도로공사)이다. 여자부 최고령 선수인 그가 배유나, 김수지, 한송이 등 '현역' 국가대표 센터들보다 많은 블로킹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세 번째 '블로퀸(블로킹 퀸)'에 도전한다.
신인선수상은 2020~21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지명된 KGC인삼공사 레프트 이선우(19)의 독주 체제다. 그는 15경기에 출전해 25득점, 공격 성공률 29.33%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