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미국 증권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첫 거래일에 공모가보다 40%가량 올랐으며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었다. 쿠팡 성공에 자극받은 경쟁사 마켓컬리도 상장을 추진한다.
쿠팡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현지시간) 공모가인 35달러보다 40.71%(14.25달러) 오른 49.2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쿠팡 주식의 시초가는 공모가에서 81.4%나 상승한 63.50달러였으며, 장중 69.0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쿠팡의 시총은 종가 기준으로 886억5000만 달러(약 100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코스피 시총 1위인 삼성전자(494조2980억원)와 2위인 SK하이닉스(101조9203억원) 다음으로 많은 것이다. 코스피 시총 3위인 LG화학(66조6392억원)과는 상당한 차이로 앞선다.
쿠팡은 이번 기업공개(IPO)로 45억5000만 달러(약 5조1678억원)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이번 미국 IPO는 대성공이다. 일부에서 과평가됐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이날 첫 거래에서 공모가 이상으로 평가받으며 2014년 알리바바 이후 미국에 상장된 최대 규모 외국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한국의 유니콘이 세계적인 미국 주식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것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김 의장은 이날 뉴욕 등 미국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온라인 간담회에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유는 전통이 깊고 세계적인 회사들의 커뮤니티에 입성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한국의 유니콘도 그런 커뮤니티에 들어갈 자격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국의 E커머스 시장 규모가 530조원이 넘는다. 한국 시장 규모가 절대로 작지 않다”며 “이번 상장 과정에서 가장 보람을 느낀 부분 중 하나가 한국 시장의 규모와 가능성, 그리고 혁신 DNA를 알릴 좋은 기회였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세계 10대 E커머스 시장 중 유일하게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장악하지 않은 시장이 한국이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확보한 자금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해 좋은 일자리(향후 5년간 5만명 추가 직고용)를 창출하겠다”며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와 물류 인프라 구축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쿠팡이 화려한 미국 데뷔에 자극받은 경쟁사 마켓컬리도 연내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12일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에 따르면 김슬아 대표는 최근 팀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공유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맞다”며 “한국과 미국 시장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2015년 문을 연 이커머스 업체로, '새벽배송' 서비스로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성장했다. 2015년 29억원 수준이었던 연매출은 2019년에 4289억원으로 급등했다. 회원 수는 이달 현재 700만명을 돌파했으며 총 4개의 물류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