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 난약사 주지 스님 역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 중인 배우 리우진이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출신에, 교회에 다니는 크리스찬이면서, 지난 해 본인의 절절한 경험을 담아낸 수필로 ‘2020 비정규 노동 수기 공모전 우수상’을 탄 이력의 소유자임이 알려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것.
리우진 배우는 현재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에서 금가 프라자 사람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해주는 ‘큰스님’으로 출연 중이다. 극 초반 그는 ‘마피아’ 출신 변호사 빈센조(송중기)가 노리는 금괴 창고에 법당을 차려 ‘요지부동’식 불공을 드리는 모습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선사했다.
큰 산 같은 뒤태에 가끔 탄성만 낼 뿐 묵언 수행하는 데에만 주력했던 큰스님은 중반부부터는 본격적으로 프라자 사람들을 위해 나서고 있다. 또한 번민과 갈등에 빠져 있는 빈센조에게 가르침을 주며, 깊은 교감을 나누고 있다.
실제로 지난 5회에서 그는 십자가를 지고 옮기다가, 길에서 마주친 빈센조 변호사와 만나 깨달음을 전해줘 감동을 선사했다. 금괴를 찾아서 하루 빨리 몰타로 떠나고 싶어하는 빈센조가 “스님, 여쭤볼게 하나 있습니다. 혼자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바다만 보며 살면 불교에서 말하는 모든 번뇌가 없어질까요?”라고 묻자, 그는 “번뇌는 다른 하늘 아래 있고 없는 게 아니라 변호사님의 마음 아래 있고 없는 것입니다”라고 답한다.
이에 빈센조가 “그럼 스님들처럼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겁니까?”라고 되묻자 큰스님은 “번뇌는 깨달음의 영역이 아니라 싸움의 영역입니다. 밀리지 않게 싸우세요 깨달음은 그 싸움의 전리품이죠”라고 이야기한다.
큰스님의 말씀은 향후 빈센조가 몰타가 아닌 한국의 금가 프라자 사람들과 계속해 인연을 이어갈 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중 큰스님에 몰입한 연기에 불교계에서도 호평을 받고있다. 리우진 배우는 이번 캐릭터를 위해 조계사를 찾아가 스님들이 갖춰야 할 기본 소양 교육을 받았으며 합장하는 법, 삼배하는 법, 목탁 치는 법등을 세심하게 배워 디테일한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실 고증을 열심히 한 리우진 배우의 연기에 찬사가 쏟아지는 이유다.
재밌는 것은 스님 역이지만 현실에서는 어머니와 함께 교회를 다니는 크리스천이라는 것. 리우진 배우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머니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들과 권사님들이 드라마를 잘 보고 있다면서 격려해주셔서 다행이다”라는 글을 올렸고, 이를 본 페이스북 친구들은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졸업,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한 리우진 배우는 그동안 연극 ‘돌아온다’, ‘세 자매’, ‘거기 서 있는 남자’ 등 수많은 작품에서 연기는 물론 연출까지 선보였으며 이번 드라마 ‘빈센조’를 통해 대중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대기만성’형 배우로 조명받고 있는 리우진 배우의 향후 활약상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