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웅은 14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평가전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0-1로 뒤진 3회 삼성 선발투수 최채흥에게 좌전 안타를 뽑아낸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2-2로 맞선 5회에는 우전 2루타로 출루해 후속 이형종의 1타점 2루타 때 득점까지 올렸다.
2011년 LG 육성선수로 입단한 이천웅은 매년 준수한 활약에도 확실한 주전을 꿰차지 못했다. '제4의 외야수'로 통했다.
그러다가 2019년 프로 데뷔 후 처음 규정 타석을 채워 빛을 봤다. 그해 138경기에서 타율 0.308, 168안타, 21도루를 기록했다. 이형종이 부상으로 빠진 틈을 타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했다.
주전 자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천웅은 지난해 7월 17일 한화전에서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손목을 맞고 이탈했다. 그 사이 홍창기가 혜성 같이 등장했다. 선구안이 좋고 출루율(0.417)이 높은 '눈 야구'로 LG의 리드오프가 됐다. 이천웅은 불의의 부상으로 한 달간 자리를 비운 사이, '1번·중견수'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이천웅을 지난해 89경기에서 타율 0.256, 80안타, 8도루의 성적으로 마감했다.
이천웅은 현재 LG 외야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상태다. 이날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포함해, 올 시즌 타 팀과 평가전에서 9타수 5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LG의 외야 경쟁은 아주 치열하다. 국가대표 외야수 김현수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또한 LG 소속 개인 한 시즌 최고 타점 기록을 보유 중인 채은성(119개), 지난해 장타율이 부쩍 향상된 이형종(2019년 0.442→2020년 0.547), 눈 야구를 펼치는 홍창기까지 저마다 장점을 지녔다. 이천웅은 다시 '도전자'의 신분이 됐다.
그래서 비시즌부터 지금까지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1월에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저연봉 선수를 위해 개최한 캠프에 참가해 몸을 만들었다. 2월부터 시작된 팀 전지훈련에는 가장 먼저 나와 구슬땀을 쏟고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이천웅의 훈련 모습을 보면 지난해보다 더 좋은 기량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라며 "평가전과 시범경기 등 남은 12경기를 통해 (외야 주전을) 잘 선택해야 되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