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더 박스(양정웅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양정웅 감독과 에코브릿지 음악감독 박찬열, 조달환이 참석해 영화를 처음 공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더 박스'는 박스를 써야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지훈(박찬열)과 성공이 제일 중요한 폼생폼사 프로듀서 민수(조달환)의 기적 같은 버스킹 로드 무비다.
양정웅 감독은 "그동안 음악과 관련된 무대를 많이 연출했기 때문에 영화를 한다면 음악 영화를 하고 싶었다"며 "'더 박스' 같은 경우는 전국을 돌아가니면서 버스킹을 하는 설정인만큼 무대와도 연관성이 있어서 재미있고 의미있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찬열과 조달환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단 찬열 씨 같은 경우는 내가 엑소 팬이다. 프로그램에서 봤을 때 자유분방하고 크리에이티브 하더라. 그런 아티스트적인 면모가 나를 사로 잡았다"며 "조달환 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희극적인 디테일과 섬세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같이 작업하는데 꼭 모시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에서 엑소(EXO) 찬열이자 배우 박찬열로 스크린 첫 주연을 맡은 박찬열은 음악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뜨겁지만 무대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박스를 써야만 노래할 수 있는 지훈으로 분해 자신만의 진솔한 이야기를 노래한다. 박찬열은 실제 오랜시간 쌓은 음악적 역량을 바탕으로 노래와 기타 연주까지 뽐낸다.
박찬열은 "음악적으로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실 악기 같은 경우에는 활동을 하면서 연습할 시간이 없어서 조금 멀어졌다 생각했는데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다시 옛날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 악기에 대한 열정이 불타올라서 끝난 후에도 더 많이 연습하고, 음악에 빠지게 된 것 같다"고 고백했다.
박찬열의 음악적 소화에 대해 에코브릿지 음악 감독은 "이전에는 노래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없었는데, 본격적으로 보고 들으니 중저음에서 나오는 묘한 매력이 있더라. '이거다. 너 하면 다들 좋아할 것이다' 했다"며 "선곡할 때도 그런 것들을 많이 고려했고, 편곡도 마찬가지였다. 논의를 많이 하면서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찬열은 직접 연기한 지훈 캐릭터에 대해 "지훈과 실제 내 성격은 많이 다르다. 나는 빠릿빠릿한데 지훈은 느리고, 나는 말이 많은데 지훈이는 말도 잘 안 한다. 그래서 보면 달환 형은 계속 대사를 하는데 나는 쳐다보기만 하는 신이 많았다. 입이 근질근질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캐릭터에 이입하면서 부터는 오히려 내 평소 모습이 차분해지고 무거워지더라.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조달환은 폼생폼사 프로듀서 민수로 분했다. 민수는 전에는 원석을 보석으로 만드는 능력으로 최고의 정점을 찍었지만 지금은 무일푼인 신세로 지훈을 만나 또 한 번 성공을 꿈꾸는 인물이다. 지훈과는 100가지 중 99가지가 안 맞는 상극의 케미지만 단 한가지 '음악'으로 통하는 호흡을 전달한다.
조달환은 "감독님은 브래드 피트와 마크 러팔로의 분위기를 원하셨는데, 내 나름 브래드 피턱과 마크 조팔로 정도의 사이에서 연기를 하려 노력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달환은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감독님과 민수에 대한 캐릭터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 앞에서 연기도 하고 디렉션을 받아 들이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고, 기존에 해왔던 연기보다 절제하고 깎아내는 느낌이 많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또 "그런 과정에서 찬열이라는, 지훈이라는 친구를 만나면서 순수함에 대해 많이 공감하고 느끼면서 배웠다. 현장에서 임하는 자세, 스태프들을 대하는 태도, 연기에 집중하는 모습과 천부적으로 타고난 기럭지, 아트적인 느낌을 보면서 배울 점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조달환은 깜짝 촬영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해운대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는 조달환은 "전국을 돌아다니는 버스킹이다 보니 말라있는 모습을 담기 위해 부산에 가서 굶고 있었다. 그러다 확실히 촬영이 없다고 확인한 날 찬열이와 숙성횟집을 잡아 그 날은 술도 좀 마셨는데, 갑자기 다음 날 스케줄이 변동돼 촬영을 해야 했다. 눈은 퉁퉁 부었지 난리도 아니었다. 그 다음부터는 아예 술을 못 마셨다"고 털어놨다.
한편, '더 박스'는 박찬열이 입대를 앞두고 선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29일 입대하는 박찬열은 "입대를 하기 전 좋은 작품을 만나고, 또 입대 하기 전에 영화를 보고, 보여드리고 갈 수 있어서 영광이고 다행이다. 그래서 지금 마음도 가서는 편할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며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잘 다녀올 준비가 되어 있다.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