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후보가 나란히 등판했다. 희비는 엇갈렸다. 김진욱(19·롯데 자이언츠)은 웃었고, 장재영(19·키움 히어로즈)은 그러지 못했다.
지난해 소형준(20·KT 위즈)에 이어 올해도 KBO리그에서는 초특급 고졸 투수들이 신인왕 후보로 꼽힌다. 그중 선두주자는 우완투수 장재영이다. 키움이 1차 지명에서 뽑은 장재영은 장정석 전 키움 감독 장남이다. 계약금은 한기주(전 KIA 타이거즈)의 10억원에 이어 2위인 9억원이다. 장재영은 스프링캠프에서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선보였고, 개막 엔트리 진입이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직은 구원투수가 유력하다.
장재영의 대항마가 좌완투수 김진욱이다. 지난해 대통령배에서 강릉고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김진욱은 2차 지명에서 전체 1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롯데는 팀의 미래인 그를 키우기 위해 올해 1·2군을 합쳐 100이닝 이하만 던지게 할 계획까지 세웠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김진욱은 선발이다. 시범경기 성과가 좋으면 빨리 1군에 올릴 수 있다”고 예고했다. 두 신인 투수는 경쟁자이면서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다.
당초 20일 선발 예정이었던 김진욱은 비로 시범경기가 취소돼 21일 선발 등판했다. 출발은 흔들렸다. 키움 1번 타자 이용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2번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를 맞아서도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7개 연속 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프레이타스를 삼진을 잡아내며 한숨 돌렸다.
3번 이정후에게 강습타구를 내줬으나, 1루수 김민수 호수비로 고비를 넘겼다. 4번 박병호에게는 볼넷을 내줬고, 이후 여섯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2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피안타 없이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46㎞였고, 롯데가 6-1로 이기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김진욱은 “스트라이크를 넣는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 오히려 볼이 됐다. 다음엔 더 빨리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장재영은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선발 안우진에 이어 6회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장재영은 신용수에게 2루타를 맞았다. 후속 김재유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최민재 타석 때 폭투가 나왔다. 1사 주자 3루.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으나 홈으로 향하는 주자를 의식해 서두르다 공을 잡지 못했다. 뒤늦게 1루로 던진 공은 빠졌다.
장재영은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하이 패스트볼이 힘있게 들어가면서 헛스윙을 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변화구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한동희에게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한 장재영은 볼넷 3개와 탈삼진 1개를 기록한 뒤 2사 만루에서 교체됐다. 3분의 2이닝 2피안타 3볼넷 3실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