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은행도 직원 감축에 들어갔지만, 월급은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월급을 가장 많이 늘린 은행도, 연봉이 가장 많은 은행도 모두 KB국민은행이었다.
22일 각 은행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개 시중은행 직원의 연평균 급여는 2017년 9025만원에서 지난해 9800만원으로 3년 새 775만원(8.6%) 늘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300만원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은 800만원, 신한·하나은행은 각각 500만원씩 늘었다.
작년 말 기준 4대 은행 가운데 직원 평균 급여액이 가장 많은 곳은 1억400만원을 찍은 국민은행이었다. 이어 하나은행(9700만원), 신한은행(9600만원), 우리은행(9500만원) 순이었다.
반면 직원 수는 줄여 4개 시중은행의 직원 수는 작년 말 기준 5만7896명으로 2017년 말(6만457명)보다 2561명(4.2%)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의 직원 감소 폭이 1293명으로 가장 컸고, 국민은행(625명), 우리은행(475명), 신한은행(168명) 순이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안정한 금융시장과 함께 잇단 사모펀드 사태의 영향으로 수익이 줄어든 탓에 희망퇴직 등 인력 감축 규모를 늘린 탓이 컸다.
이에 따라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한 은행들에서는 은행장보다 연봉을 높게 받은 희망퇴직자들이 나오기도 했다.
하나은행의 작년 '연봉 톱5'는 모두 퇴직자로, 이들 5명은 각각 12억원대의 연봉을 받으며 10억2200만원을 받은 지성규 하나은행장보다 보수를 더 받았다. 우리은행도 연봉 톱5 자리를 모두 부장대우급 명예 퇴직자가 채웠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톱5 가운데 은행장이 있었고, 나머지 4명 모두 희망퇴직 직원이었다.
시중은행은 희망퇴직 조건으로 최대 3년 치 임금에 학자금과 전직 지원금 등 후한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올해 은행권 희망퇴직 규모는 작년보다 41.1% 늘어난 2487명으로 집계됐다. 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이 규모가 가장 커서 지난해 462명에서 올해 800명으로 1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들이 자발적인 희망퇴직을 위해 후한 조건을 제시한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