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서울 을지로 본사 4층 수펙스홀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 및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이 이르면 4월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발표한다. 이를 통해 MNO(이동통신)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5대 핵심 사업(미디어·커머스·보안·MNO·모빌리티)을 아우르는 종합 ICT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한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25일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열린 제3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편 진행 상황에 대해 "자회사를 포함한 회사 주가 수준이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개편을 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고민하고 있다"며 "올해는 실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박 대표는 "지금처럼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좋을 때 빨리 자회사 IPO(기업공개)를 해나가야 한다. 원스토어는 준비가 다 돼가고 있다. 다음은 ADT캡스가 될 것"이라며 "11번가는 IPO보다 합종연횡에 대한 대책 수립이 먼저다. 웨이브가 그다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획이 구체화하는 시점에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4월이나 5월 중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박정호 대표는 최근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을 두고 "어떤 결정을 해도 사업 포트폴리오에 영향을 주는 행위다. 쿠팡은 커머스뿐 아니라 OTT 등 미디어 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며 "융합적인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 많은 준비를 하고 있으며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SK텔레콤은 회사를 분할해 투자 전략을 이끄는 중간지주사와 통신사업회사로 나누고, 통신사업회사를 미디어, 커머스, 보안 등 자회사와 대등한 위치에 두는 구조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강화된 공정거래법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의 지분 10%가량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적어도 9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SK텔레콤은 2020년 재무제표 확정, 사내이사 및 감사위원 재선임,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이어 5대 사업부 주요 경영진이 나서 올해 성과와 미래 비전을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박정호 대표는 "올해를 기점으로 큰 방향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며 "명실상부한 인공지능(AI) 컴퍼니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SK텔레콤은 선진화한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독립적이고 투명한 이사회 중심 경영이 되도록 이사회 산하 위원회를 4개로 재편한다. 4대 위원회는 미래전략위원회(중장기 방향성), 인사보상위원회(미래 경영자 육성), 감사위원회(공정하고 투명한 기업 운영), ESG위원회(ESG 경영활동 제고)로 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