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삼성의 시범경기가 열린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 경기 전 타격 훈련을 마친 추신수(39·SSG)는 의외의 얘길 했다. 그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공이 잘 안 날아가는 것 같다. (타석에서) 쳐보면 어느 정도 감이 있는데 그 감을 벗어난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날 추신수는 SSG 팀 합류 이후 처음으로 홈구장에서 라이브 배팅을 했다.
의외일 수 있다. 인천SSG랜더스필드는 KBO리그 내 대표적인 타자 친화구장. 홈 플레이트에서 좌우 폴까지 거리가 95m. 중앙이 120m지만 펜스 높이가 2.42m로 낮다. 잠실구장(좌우 100m, 중앙 125m)과 비교하면 차이가 꽤 크다. 외야로 바람까지 많이 불어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 중 하나다. 2017년 SSG는 리그 신기록인 팀 홈런 234개를 때려내기도 했다.
불혹을 앞둔 추신수지만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보여줄 '장타'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런데 첫 훈련에서 "타구가 잘 날아가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이상 조짐'을 느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시원스럽게 뻗어나가던 타구가 국내에서 덜 비행했다. 그가 느낀 감소된 비거리는 공인구(스카이라인스포츠 AAK-100) 반발 계수 조정 여파로 풀이된다.
2018년 12월 KBO리그는 규칙위원회에서 결단을 내렸다. 기존 0.4134~0.4374였던 공인구 반발계수를 0.4034~0.4234로 낮췄다. 수년째 이어진 '타고투저' 기조를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변화였다. 현장에선 공인구 반발 계수 조정으로 인해 타구 비거리가 3m 안팎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고 실제 큰 폭으로 홈런 수치가 떨어졌다.
2018년 1756개이던 리그 홈런이 2019년 1014개까지 감소했다. 2020년에는 1363개로 소폭 늘었지만 2018년 수준엔 미치지 못했다. 2018년 44홈런을 때려낸 김재환(두산)은 2019년 홈런이 15개로 확 줄었다. 지난해 11월 9일 KBO가 발표한 단일 경기사용구 2차 검사결과에 따르면 무작위로 수거한 공인구 샘플의 평균 반발계수가 0.4153이었다. 2018년 12월 결정한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다.
추신수도 바뀐 공인구에 적응해야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인구(롤링스)보다 덜 뻗어나가는 구질을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2021시즌 성적을 좌우할 핵심이다. 앞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은 "잘 맞은 타구는 펜스를 넘어가 줘야 같은 스윙으로 계속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는데 잘 맞은 게 잡히면 이후 타석에서 오버 스윙을 할 수밖에 없고 이 부분이 타율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물론 몸 상태에 따라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할 수 있다. 추신수는 지난 11일에야 선수단에 '지각' 합류해 몸을 만들고 있다.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그는 "(난) 홈런 타자가 아니지만 타격했을 때 느낌과 (비거리가) 상반되는 게 있다. 준비가 덜 된 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