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삼성 오재일. 삼성 제공 삼성 구단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번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최대 총액 50억원을 주고 영입한 거포 오재일(35)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복사근을 또 다쳐 정확한 복귀 시점에 물음표가 찍혔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오재일의 부상을 공식화했다. 허삼영 감독은 "(병원 검진 결과) 오재일의 옆구리 복사근 근육이 찢어졌다고 한다. 5주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복사근은 몸통 옆구리 근육으로 워낙 민감할 부위이다. 찢어질 경우 정상적인 스윙이 불가능해 휴식해야 한다. 2018년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김재환(두산)이 경기 전 훈련에서 복사근을 다쳐 잔여 시리즈를 모두 결장했다. 구단이 예상한 '5주' 진단이 맞아떨어질지 예상하기 힘들다. 일단 시간을 두고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복사근을 다친 선수가 하필 오재일이어서 더 민감하다. 오재일은 두산 시절 복사근 부상을 이미 여러 차례 반복했다. 2015년과 2016년 모두 복사근 부상으로 고생했다. 지난 시즌에는 5월과 6월 두 번이나 같은 문제로 부상자명단(IL)에 이름을 올렸다. 스윙이 매우 큰 스타일이어서 그에 따른 부상 위험이 항상 존재했다. 선수 경력 동안 허벅지를 비롯한 다른 부상도 있었지만 유독 복사근 문제로 골치가 아팠다. 공교롭게도 삼성 이적 첫 시즌부터 복사근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빨라야 5월에나 복귀할 것으로 전망돼 4월 3일 예정된 정규시즌 개막전 출전도 불발됐다. 대체 자원을 찾는 게 숙제로 떠올랐다.
2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무사 2, 3루에서 삼성 피렐라의 1타점 적시타 때 득점에 성공한 오재일이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인천 | 삼성 제공 허삼영 감독은 "일단 선수는 많다. 핑계를 대면 안 된다"며 오재일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오재일을 대신할 '1루수 자원'은 많지 않다. 전문 1루수가 부족해 이미 지난 시즌에도 몇몇 선수들이 '1루수 알바'를 했다. 3루수 이원석, 외야수 박해민과 이성곤이 1루수로 출전해 공백을 최소화했다. 현재 오재일의 대체 1순위로 꼽히는 이성규의 주 포지션도 1루가 아니다. FA 거금을 주고 오재일을 영입한 것도 팀의 붙박이 1루수를 맡아달라는 기대감이었지만 출발부터 삐걱거린다.
타선엔 더 큰 공백이 생겼다. 이미 삼성은 20~30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거포 김동엽이 재활 치료 중이다. 지난달 캠프 훈련 중 활배근을 다쳐 재활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다. 예상보다 복귀 시점이 빠르게 예상돼 팀 전력에 날개를 다는 듯했다. 팬들은 오재일과 김동엽의 영문 이름을 따 'OK포'라고 부르기까지 하며 두 선수가 보여줄 시너지효과를 기다렸다. 그런데 오재일이 쓰러지면서 중심 타선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김동엽이 복귀하기 전까지 어떤 선수가 클린업 트리오에 배치될지 예상하기도 어렵다. 그만큼 확실한 카드 하나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