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2차전에서 흥국생명 김연경(왼쪽)의 스파이크를 GS칼텍스 러츠가 막고 있다. [연합뉴스]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했던가. ‘팀 GS칼텍스’는 ‘배구 여제’보다 강했다.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가 통합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GS칼텍스는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0(25-21, 25-20, 25-16)으로 이겼다. 1차전(3-0 승)에 이어 2연승으로, 1승만 추가하면 우승이다.
역대 챔프전에서 1, 2차전을 이긴 팀은 모두 우승했다. 3차전은 30일 오후 7시 흥국생명의 홈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일방적인 경기였다. GS칼텍스는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했다. 메레타 러츠(17점)는 2m6㎝ 장신을 살린 강타와 블로킹을 선보였다. 이소영(16점)과 강소휘(18점)도 공수에서 펄펄 날았다. 경험이 부족한 세터 안혜진도 원활한 볼 배급과 날카로운 서브로 상대를 흔들었다.
분위기 싸움도 GS칼텍스가 앞섰다. 발목 수술을 받은 GS칼텍스 한수지가 경기 후반 출전해 선수들 사기를 북돋웠다. 작전 타임이 끝나고 경기가 재개될 때는 벤치 멤버까지 함께 파이팅을 외쳤다. 챔프전에 처음 나선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내가 선수들보다 더 긴장했다”고 말했지만, 적절한 작전타임과 빠르고 힘 있는 말투의 작전지시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흥국생명 김연경은 1차전에서 팀 내 최다인 13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다. 손가락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체력은 괜찮다. 많이 뛰고 공을 많이 때리는 것보다 책임감에 따른 부담이 더 크다. 리더로서 여러 가지를 해야 해, 무게감이 피로로 쌓일 것”이라 걱정했다.
걱정은 현실이 됐다. 김연경은 이날도 서브, 블로킹, 리시브에서 여러 역할을 도맡았다. 하지만 혼자서는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2세트 중반부터 힘든 기색을 드러냈다. 결국 공격 성공률(28.6%)은 1차전(59.1%)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브루나와 함께 팀 내 최다인 11점을 올렸지만, 패배를 막을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