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록이 JTBC 금토극 '괴물'에서 호평 속 강력계 팀장 오지화로 활약 중이다. 남초 직장이고 그것도 가장 거친 부서로 불리는 강력계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그는 '꽃'이 아니라 '형사'로서 서서히 시청자들에게 신뢰받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속 오지화는 여성이기에 특별한 존재로 그려지지 않고 형사 그대로에 초점을 맞춘다. 왜 형사가 됐는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달리 특별 사연을 부여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렇기에 오지화가 강력계라는 조직을 활보하는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경찰서 동료들도 오지화를 대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고 모두 벌어진 사건과 그 갈래에 집중하기 때문에 스릴러라는 장르적 밀도를 높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오지화는 "웃기지? 3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 못 믿는 내가 나도 웃겨. 그런데 더 끔찍한 건 뭔지 알아? 지훈이가 거짓말 한 거면 어떡해? 거짓말 한 걸 수도 있잖아. 걔가 그런 걸 수도 있잖아. 나도 걔가 아니었으면 좋겠어. 아닐 거라고 믿어. 나 진짜 내 동생 아니라 정제였으면 좋겠어. 박정제가 한 짓이면 좋겠어. 박정제가 범인이면 좋겠어. 나 너무 괴물 같지?"라는 속내를 밝히며 모두를 놀라게 한 적이 있었다.
자신의 동생이 범인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 어릴 적부터 봐온 친구들인 신하균(이동식)과 최대훈(박정제)이 사건의 범인이거나 비밀의 중심일까 혹은 사고를 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인간적인 면모 역시 공감대를 샀다. 감정적으로 치우칠 수 있을 때에 갈등도 하고 결단을 내리는 그는 성숙했고 현명했다.
그런가 하면, 살인자가 이해가 안 된다는 최대훈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살인자한테 이해? 하지 마. 사람 생명 빼앗는 놈들한테 이해, 동기, 서사, 같은 거 붙여주면 안 돼"라고 단호히 말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또 길해연(도해원)의 지시를 받고 부정을 행한 손상규(조길구)를 "경찰이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니 어쩌니 그딴 말 집어치우더라도 다 같은 월급 받으면서 시작하는데 우리가 다 당신 같은 선택하는 것 아니거든요?"라며 몰아세우는 지화의 카리스마 역시 주목받았다.
김신록이 오지화 역을 맡으면서 더욱 생생한 캐릭터가 됐다. 좋은 딕션과 표현력은 물론이고 만양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언뜻 보이는 표정, 말투, 리액션과 같은 디테일을 파고들어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인간적이고 냉철한 형사 오지화를 완성시킨 것. 자칫 잘못하면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직업 환경의 인물이 상황에 맞는 반응을 보이도록 하고 충분한 균형을 유지하며 조용한 힘으로 끌고 가는 내공이 빛을 발해 시청자들에게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