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지난 3일 '백승호 더비'로 펼쳐진 K리그1(1부리그) 7라운드 수원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가면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잘 이겨냈다"고 밝혔다. 외부 요인으로 전북을 흔들 수 없다는 걸 입증한 경기였다. 백승호 영입 확정 후 경기장 밖에서 거센 도덕적 비판을 받았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전북 다웠다. 침착했고, 강했다. 감정적 도발로는 이길 수 없는 팀이었다.
이번 승리로 전북은 개막 후 7경기 연속 무패 행진(5승2무)을 기록했다. 승점 17점으로 리그 단독 1위. 2위 울산 현대(승점 14)와 격차를 벌렸다. 올시즌 K리그1에서 패배하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전북과 함께 6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오던 제주 유나이티드가 7라운드에서 수원 FC에 1-2로 패배했다.
간판 공격수 일류첸코는 수원전에서 1골을 신고하며 4경기 연속 골을 신고했다. 득점왕 1순위의 위용이 드러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5골로 득점 단독 1위에 올랐다. 2위 그룹의 추격을 뿌리치고 있다. 김인성(울산), 송민규(포항 스틸러스), 기성용(FC 서울), 세징야(대구 FC) 등 8명이 3골을 기록했다. 최다 득점팀도 전북. 7경기에서 총 14골을 터뜨렸다. 2위는 울산의 12골이다. 김상식 감독의 '화공(화끈한 공격)'이 탄력을 받았다. 그는 시즌 전 "경기당 평균 2골을 넣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이 지켜지고 있다.
전북은 만족하지 않는다. 아직 배가 고프다. 김상식 감독은 "전북에는 일류첸코뿐 아니라 구스타보와 김승대도 있다. 세 선수 모두 원톱으로 설 수 있다. 또 투톱 체제도 가능하다. 이들이 40골 이상 책임져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류첸코는 시동을 걸었지만 아직 구스타보와 김승대는 조용하다. 구스타보는 1골, 김승대는 골이 없다. 이들도 서서히 예열을 하고 있다. 진정한 '화공'은 아직 선보이지 못했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전북에 중요한 일전이 다가왔다. 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포항과 8라운드를 치른다. 포항은 지난 시즌 3위를 기록한 강호. 올 시즌에도 전북과 울산의 양강체제를 흔들 수 있는 대항마로 꼽히는 팀이다. 최근 5경기에서 무승(2무3패)의 부진을 겪고 있는 포항이지만 쉽게 볼 팀이 아니다. 전북이 포항마저 잡아버린다면 시즌 초반 전북의 독주체제가 구축될 수 있다.
포항전은 '일류첸코 더비'로 관심이 뜨겁다. 지난 시즌까지 일류첸코의 소속팀은 포항이었다. 수원전에서 일류첸코를 후반 교체 투입 시킨 것이 포항을 잡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식 감독은 "포항전에 일류첸코가 선발로 뛸지, 변화를 줄지 고민을 해보겠다. 작전이니까 비밀로 부치고 포항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