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도쿄 올림픽에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선수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6일 조선체육성 홈페이지에 “북한올림픽위원회는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32차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올렸다. 이러한 결정은 지난달 25일 화상으로 열린 북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도쿄 올림픽은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1년 연기됐고, 오는 7월 23일 개막 예정이다.
북한이 하계 올림픽에 불참하는 건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올림픽 불참은 특별한 신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북한이 올림픽에 불참하는 이유는 북한의 열악한 공공의료 및 보건 상황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영국 ‘가디언’은 북한의 보건 체계가 매우 노쇠화되어 있어 코로나19에 취약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현실이 올림픽 불참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해석했다.
이미 국경을 봉쇄하고 북한 내 이동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혹시라도 모를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본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2000명대에 진입했고, 특히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른 오사카의 경우 성화 봉송 릴레이 일정을 중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또 한 가지, 북한의 올림픽 불참은 한국 등 다른 나라와 공식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막아버리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이 만났고, 이는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며 “한국은 도쿄올림픽을 통해 북한과 접촉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북한의 올림픽 불참 발표는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한국의 기대를 사라지게 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으로 남북 공동입장, 단일팀 구성 추진은 모두 무산됐다. 또한 도쿄올림픽에서 북측을 만나 향후 계획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면서 2032년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하려던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2월에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 우선 협상지로 호주 브리즈번을 선정한 바 있다. 이미 유치 성공 가능성이 매우 작아진 상황이지만, 향후 남북이 평화 무드에서 대화를 발전시킨다면 공동 유치 희망을 키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마저 매우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