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생겨난 스핀오프 예능 속에서 '유명가수전'은 달랐다. 출연진의 화제성을 이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성장 서사를 그려가며 대중에 감동과 공감을 안겼다.
아이유는 9일 방송된 JTBC '유명가수전' 첫 번째 게스트로 출연해 '싱어게인' 톱3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을 만났다. 톱3은 아이유 등장에 설레는 모습을 보였고, 아이유 또한 '싱어게인' 팬을 자처하며 "부모님도 어마어마한 팬이다. 온 가족이 보면서 각자 픽에 대해 갑론을박했다"고 말했다.
팬심으로 뭉친 이들은 음악으로 소통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오롯이 노래에 집중하도록 구성했다. 이무진은 '무릎', 이승윤은 '러브 포엠', 정홍일은 '미아'를 재해석하고 본인들의 스타일을 내세웠다. 이무진은 특유의 음색으로 위로를 건넸고, 정홍일은 정통 헤비메탈 가수로서의 포효를 보여줬다. 이승윤은 '다시 걸어갈 수 있도록'이란 가사를 반복하는 편곡으로 아이유를 놀라게 했다. 아이유는 "(원곡엔 없지만) 나도 반복하고 싶었던 구간이다. 곡을 완전히 이해하시고 완전히 자기 노래로 하셨다. 그 가사가 반복된다는 것이 사실상 말이 된다"면서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편곡해서 외우고 자기 스타일로 해석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닌데 감동이다. 세 분께 진짜 90도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을 정도"라고 톱3의 진가에 감탄했다.
이무진은 또 아이유의 선택을 받아 '라일락' 컬래버레이션도 꾸몄다. 리드미컬한 기타 사운드에 이무진의 톡톡 튀는 목소리가 색다른 '라일락'을 만들었다. 영상은 유튜브 'JTBC 엔터테인먼트' 채널에서 172만 뷰를 돌파했고 인기 급상승 동영상 1위(11일 기준)에 올랐다. 아이유는 방송 후에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이건 진짜 꼭 봐야 함" "이무진님 버전 완곡 기다립니다"라며 열혈 홍보했다. 게시글로도 "라일락 with 이무진"이라며 영상을 공유해 애정을 드러냈다.
음악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베테랑 예능인 이수근, 규현이 MC를 맡아 토크쇼 분위기를 이끌었다. 유명가수의 속마음을 들어보며 톱3도 고민을 풀어놨다. 아이유는 이승윤에 일기장을 선물하고 "무명 가수 시절에는 자기 암시를 걸면서 소망을 적었던 거 같다. 최근에는 가사가 거의 다 일기에서 나온다. 곡 만들거나 노래 부를 때 참 좋은 재료가 된다"고 추천했다. 갑작스러운 인기에 걱정이 된다는 정홍일에겐 "나는 인기가 많아져 무서웠다. 하지만 애초에 내가 다 만든 게 아니고 운과 타이밍이 작용한 거라 생각했다. 내가 달라져서 얻은 게 아니라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으면 인기가 어느 날 떠나간다 해도 그렇게 무섭지 않게 되는 거 같다. 원래 덤이니까"라고 말했다. 또 노래와 연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비결로는 "자기 객관화를 하려고 스스로 노력하는 편이다. 여러 가지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균형을 못 잡으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휘둘리는 거 같다"고 답해다. 이 과정에서 톱3은 아이유와 교류하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아이유 또한 '유명가수전'을 통해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고. 방송 말미 "다른 말 필요 없고 진심으로 감동하고 배워서 돌아가는 시간이 된 거 같다. 앞으로 나오실 유명 가수분들도 감동하실 준비하고 오면 좋을 거 같다. 너무 많은 감동을 했다"면서 추천했다.
두 번째 게스트론 '포크계 대모' 양희은이 출연한다. 윤현준 책임 프로듀서는 "시청자가 레전드라고 인식할 만한 유명가수를 섭외하고 있다. 그런 만큼 섭외가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다행인 건 그분들이 '싱어게인'을 참 재미있게 봤다고 말씀한다. 이 프로그램의 포인트는 톱3가 유명가수에 대한 존경심으로 그에 맞는 퍼포먼스를 준비한다. 유명 가수들도 이분들의 진정성과 퍼포먼스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황지영기자hwang.jeeyou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