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롬은 11일(한국시간) 뉴욕주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5피안타(1홈런) 1실점 14탈삼진으로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디그롬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팀은 0-3으로 패배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 닷컴의 마이크페트릴로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디그롬은 정말로 운이 나빴다”라며 “게임스코어 60점 이상 경기를 100회 이상 해낸 333명의 투수 중 승리하지 못한 확률이 디그롬보다 높은 투수는 단 한 명에 불과하다”라고 전했다. 게임스코어는 빌 제임스가 고안한 지표다. 60점은 6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경기 내용도 좋을 때 가능한 점수다. 불운의 절정이었던 지난 마이애미전에서는 82점을 기록했다.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경기 중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며 불운의 역사를 추가했다.
그렇다면 호투했을 때 디그롬의 승률은 얼마였을까. 페트릴로에 따르면 디그롬이 60점 이상의 게임스코어를 기록한 경기에서 패배하거나 노디시전이 될 확률은 48%에 달했다.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주더라도 승률이 52%에 불과했다. 맷 케인(46.9%), 에런 하랑(46.3%) 등이 뒤를 이었지만 디그롬에는 미치지 못했다.
불펜 투수의 비중이 커진 현대 야구에서 상대적으로 불운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그롬을 비롯해 승리확률이 낮은 투수 2위부터 5위까지는 21세기 선수들이다. 페트릴로는 “목록에는 현대 선수들이 더 많다”라며 “래프티 그로브는 패배하거나 노디시전이 될 확률이 13%에 불과했다”라고 말했다. 1925부터 1941년까지 뛰었던 그로브는 통산 298 완투를 기록했다.
디그롬보다 불운했던 역대 최고의 불운남은 1983년에 데뷔했던 투수 호세 데레온이다. 데레온은 통산 평균자책점 3.76 86승 119패를 기록했다. 게임스코어 60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 승률이 50%에 불과했다. 최고의 불운은 1989년 신시내티와의 경기에서 나왔다. 8월 30일 세인트루이스 선발투수로 등판한 그는 11이닝 동안 1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의 완벽한 호투를 펼치며 게임스코어 103점을 기록했으나 승리를 따내지 못했고 팀도 패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