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 배우 여진구(23)가 달라졌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달콤했던 '멜로 여진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묵직한 카리스마만 남았다. 신하균과 투톱 주인공으로 나서 초반부엔 신경전을, 그날의 진실과 마주한 후엔 혈연이 아닌 정의를 찾아가는 공조를 펼쳤다.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만양이란 낯선 공간에 스스로를 내던진 이방인 여진구(한주원)의 시선에는 의심과 경계가 끊이지 않았다. 파트너 신하균(이동식)으로 인한 혼란과 고뇌가 뒤엉키다가도, 실체 없는 괴물들을 향한 분노와 광기가 스쳤다. 극단의 감정을 세밀하고 밀도 높게 그려낸 여진구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특히 야누스적인 매력이 더해진 절제된 연기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종영 소감은.
"많은 분들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행복했다. 주변에서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과 정말 다르다고 반응해주니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점이 달라 보이는지, 어떤 모습이 한주원에게 더 어울릴 것 같은지 의견을 물으며 촬영을 진행했다."
-어떤 점에 가장 신경 쓰며 연기했나.
"'괴물'은 8부를 기점으로 1막과 2막이 나뉘는 구성이었다. 그래서 한주원의 변화에 신경을 많이 썼다. 9회부터 16회까지 이동식과의 관계·첫 회와 마지막 회를 비교했을 때 한주원의 어떤 모습이 달라져 있는지가 중요했다. 말투나 행동·제스처를 통해 그 인물의 달라진 분위기를 느끼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여진구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중점에 두는 부분이 있나.
"배우가 아닌 인간 여진구와 얼마나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나 신경 쓰는 편이다. 한주원은 정말 나와 다른 성격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었다. 머릿속으로 '어떻게 표현을 할까?' 떠오르는 게 많아 연기를 하고 싶다는 동기를 주는 캐릭터였다."
-'괴물'만의 또 다른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작품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나 줄거리가 여타 스릴러나 추적물과 다른 시점을 가졌더라. 사건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인물들 간 감정을 잘 어루만져주는 작품이라 좋았다. 대본을 읽으면서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주원을 연기하며 느낀 점은.
"연기할 때 몰입을 하면 할수록 역할과 실제 내가 분리되는 느낌이다. 얼마큼 역할에 더 빠져들었는가에 따라 역할과 나 사이를 내 맘대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것 같다. 현장에 있던 배우들 모두 나와 비슷한 입장이었던 것 같다. '액션' 들어가기 전까지 재밌게 있다가 감독님이 '액션'만 외치면 다들 역할에 몰입해 완벽하게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