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여빈이 2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영화 '낙원의 밤'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낙원의 밤'(감독 박정훈)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 등이 열연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진경 기자 kim.jinkyung@jtbc.co.kr/2021.04.02/ '죄 많은 소녀'가 자라 전 세계 넷플릭스를 점령했다. 드라마와 영화 모두 흥행에 성공시킨 배우 전여빈이다.
전여빈은 13일 기준 넷플릭스 '오늘 한국의 톱10 콘텐트' 1위와 2위에 출연작을 나란히 올렸다. tvN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빈센조'로 1위, 영화 '낙원의 밤'으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위력을 떨치고 있다. 전 세계 스트리밍 서비스 랭킹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의 집계에 따르면, '낙원의 밤'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넷플릭스 영화 순위 8위(12일 기준)에 올라있다. '빈센조'의 인기는 더욱 뜨겁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 된 TV쇼 순위 4위를 차지했다. 골든글로브 등 상을 휩쓸고 있는 '더 크라운'(10위)도 체졌다.
전여빈의 활약을 단순히 인기 순위로만 정의내릴 순 없다. 특히 전여빈은 두 작품에서 정반대의 캐릭터를 완성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낙원의 밤'의 전여빈과 '빈센조'의 전여빈은 같은 얼굴을 한 전혀 다른 사람이다. 극과 극의 캐릭터를 동시에 선보이면서 모두 관객 혹은 시청자를 설득하는 데에 성공했다.
'신세계' 박훈정 감독이 연출한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전여빈은 삶에 벼랑 끝에 선 여자 재연 역을 맡았다. 거친 피부와 절망을 숨기려 더욱 차가워진 눈빛의 재연을 연기하며 전여빈은 여성 캐릭터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누아르 영화에서 남성에 가려 자칫 소모적 역할이 될 수 있는 여성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죽음을 앞뒀지만 가장 강하고, 절망적이지만 가장 희망적이기도 한 재연의 입체적 면모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특히 능숙한 총기 액션으로 관객의 이목을 단숨에 집중시킨다. '낙원의 밤'은 전여빈이 보여주는 마지막 10분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는 평을 받을 정도다.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와 독종 변호사가 악당의 방식으로 펼치는 팀플레이를 담은 드라마 '빈센조'에서는 '낙원의 밤' 재연과는 정반대의 전여빈이 등장한다. 독종 변호사 홍차영 역을 맡아 유쾌하면서 능청스러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간 주로 어둡고 진지한 역할을 맡아왔다면, '빈센조'를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과장된 연기가 초반엔 낯선 느낌을 줬지만, 회차가 지날수록 캐릭터와 '착붙'돼 '빈센조'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전여빈은 고속 성장 중이다. 지난 2018년 개봉한 영화 '죄 많은 소녀(김의석 감독)'로 단숨에 충무로의 주목을 받더니 10개가 넘는 트로피를 수집했다. 그리고 3년 후, 전여빈은 '죄 많은 소녀'의 소녀를 넘어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했다. 그러자 작품의 연이은 성공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흥행 배우라는 수식어가 욕심날 법한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고 있다.
연이은 활약 그리고 성공에 대해 전여빈은 "앞길이 구만리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배우로서 한 걸음 한 걸음 걷고 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기에,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