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가 챔프전 4차전에서 코트에 서지 못했다. KOVO 제공 나경복과 한성정만으로는 정상에 오를 수 없었다. 우리카드가 외국인 선수 알렉스 페레이라의 부재 속에 5차전을 내줬다.
우리카드는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 4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했다. 4차전에서 셧아웃 승리하며 먼저 시리즈 2승째를 거뒀다. 홈(장충체육관)에서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악재가 생기며 허무하게 무너졌다.
경기 전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그동안 호흡을 맞춘 외국인 선수를 굳이 동물로 표현하자면 알렉스는 살모사같다. 나쁜 뜻이 아니다. 소리 없이 그러나 섬세하게 배구를 잘 하기 때문이다"라고 웃어보였다. 한 발만 더 내딛으면 정상에 오르는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의 기운을 돋우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그러나 알렉스는 4차전에서 사라졌다. 1세트 초반에 류윤식과 교체됐고, 1세트 막판 잠시 코트에 섰다가 다시 물러났다. 경기 전 복통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밍업존에서는 모습을 드러냈지만, 2·3세트에도 코트 밖에 있었다.
대한항공과 우리카드는 정규시즌 3승3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챔프전에서도 박빙 승부였다. 그러나 균형이 무너졌다. 우리카드의 공격 성공률 감소는 대한항공의 공격 기회 증가를 의미했다.
토종 에이스 나경복은 분전했다. 1세트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0-0에서 대한항공 임동혁의 백어택을 가로막으며 첫 득점을 올렸고, 4-4에서는 서브 득점을 해냈다. 9-10으로 1점 두진 상황에서는 세 차례 오픈 공격을 시도해 기어코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14-16에서는 백어택 득점, 19-21에서는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고 공격 기회를 가져왔다.
그러나 우리카드는 1세트를 23-25로 내줬다. 2세트 초반에도 밀렸다. 한성정의 득점력도 1세트보다 2세트에 살아났지만, 박빙 승부에서 상대를 제압하는 힘은 부족했다. 결국 1·2세트를 모두 내줬다.
대한항공은 센터 진성태가 허리 부상으로 결장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포지션 변화를 줬고, 득점력이 좋은 임동혁을 라이트로 내세웠다. 임동혁은 1·2세트에 토종 에이스 정지석,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보다 더 많은 득점을 해내며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의 용병술에 화답했다.
우리카드는 2세트에 이어 3세트에서도 4~5점 차 리드를 내준 채 끌려갔고, 결국 한 세트도 얻지 못하고 4차전을 내줬다. 홈 축포는 없었다. 3차전 완승 기세를 이어가지도 못했다. 원정에서 5차전을 치러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