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연애와 공적인 연예 활동을 구분하지 못한 김정현·서예지 논란으로 아무런 관계 없는 몇몇 연예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들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배우들은 억지 이슈 만들기와 가짜 뉴스의 주인공으로 원치 않는 이용을 당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서예지 희생양 될 뻔한 남자배우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192만뷰를 기록하며 (19일 오후 2시 기준) 200만뷰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어 '서예지의 소름 돋는 열애설 정리'라는 제목의 영상이 184만뷰, '서예지가 쏘아올린 A씨 인성논란…B씨는 알고 있었다'이란 영상이 181만뷰를 나타냈다. 이처럼 김정현·서예지 이슈를 담은 영상이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끌며 돈벌이가 되자, 이처럼 자극적인 제목을 붙인 콘텐트가 우후죽순 등장했다.
문제는 이 영상에 제대로된 '사실'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들과 한번이라도 작품을 한 적 있었던 배우들의 이름이 빠짐없이 등장하지만, 어느 것 하나 사실 확인이 된 것이 없다. 인터뷰나 메이킹 영상에서의 말 한마디, 사소한 행동 하나로 서예지 혹은 김정현과 연결시켜 이슈를 위한 이슈로 이용하도 한다. 과거 열애설에 휩싸였고 이미 부인해 일단락된 적 있는 한 배우 겸 가수의 경우, 갑자기 '끌어 올리기' 돼 몇 년 만에 다시 가십의 주인공이 됐다. 그저 연예가 풍문에 불과한 가짜 뉴스도 마치 사실인냥 언급된다. 실제 취재가 된 듯 허풍을 늘어놓지만, 모두 가십거리에 불과한 내용이다. 간혹 풍문으로도 들린 적 없던, 논란과는 관계 없는 뜬금 없는 내용들도 엉성하게 짜깁기 돼 유튜브 콘텐트로 올라오기도 한다.
그러나 정식 언론 보도가 아닌 낚시성 콘텐트가 대부분이라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입장을 표명하기도 힘들다. 괜히 항의를 하거나 내용 삭제 혹은 정정을 요구했다가 긁어부스럼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이대로 이슈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자니, 억지 이슈와 가짜 뉴스가 무분별하게 퍼져나간다. 이른바 사이버 렉카(교통사고 현장에 재빨리 나타나는 견인 차량처럼, 온라인 상에서 이슈가 생겨날 때마다 짜깁기 영상 혹은 자극적 루머를 담은 콘텐트로 조회수를 올리는 유튜버)들에게 이끌려 다니면서도 속수무책이다.
이번 이슈로 원치 않게 '소환'된 한 배우의 관계자는 "요즘은 여러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콘텐트와 비하인드가 공개되는데, 간혹 대중의 집중 관심을 받는 이슈가 생길 경우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비하인드까지 소환되고, 추측과 억측이 보태어져 사실인 것처럼 부풀려진다. 이같은 패턴으로 화제가 되는 부분은 사실 작품 촬영 전반에 있어서 극히 일부이지만, 전후 상황이나 작품의 분위기에 대한 고려 없이 애꿎은 배우까지 함께 소환돼 해명이 필요한 상황까지 끌고 가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라며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들어야 하는 배우들은 촬영 현장에서 대본에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던 배우들이 과거 같은 작품에 출연했다는 이유 혹은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뒤늦게 소환되어 함께 언급되고 주목받는 상황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