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위메프가 업계 최저 수수료 카드를 들고나왔다. 최근 수년 사이 이커머스 업계에서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꺼내 든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실질적으로 고객의 눈을 잡아끄는 '특가딜'은 최저 수수료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메프는 21일 플랫폼 최저 수수료율인 2.9% 정책을 발표했다. 2.9%의 수수료율에는 결제대행(PG) 수수료도 포함된 것으로 정률 수수료제를 채택 중인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들과 비교해도 업계 최저치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쇼핑몰의 수수료율 평균은 13.6%였다.
위메프가 낮은 수수료를 들고나온 이유는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서다. 업계는 위메프가 국내 이커머스를 이끈 네이버나 쿠팡 외에도 비슷한 콘셉트를 가진 경쟁사 티몬에도 밀리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닐슨코리안클릭의 '2020년 2분기 전자상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위메프는 업체별 순이용자수(UV) 1076만명으로 6위였다. 티몬은 1141만명이었다. 경쟁사에 비해 살만한 물건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소비자가 먼저 체감한다. 평소 이커머스에서 대부분의 쇼핑을 한다는 소비자 A 씨는 "언젠가부터 위메프를 잘 이용하지 않아서 스마트폰에 있던 앱도 삭제했다. 눈에 띄는 상품도 없고, 특가도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자금 사정도 좋지 않다. 지난해 위메프의 매출은 38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54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역시 2018년 이후 매년 수백억 원씩 손실을 보고 있다. 재고자산이 늘어났거나 받지 못한 매출채권이 많다는 얘기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원래 이용하던 소비자도 잘 찾지 않고 운전자금 부담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타사도 위메프의 영향력이 쪼그라들었다는 걸 느끼는데, 위메프의 현장 MD가 체감하는 위기는 이보다 더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위메프의 최저 수수료제는 특가딜은 빠졌다는 한계도 있다. 위메프에서 날마다 다양하게 열리는 특가딜은 사실상 소비자와 파트너사들의 주목을 받는 카테고리다. 소비자들은 싼 가격에 제품을 살 기회고, 파트너사는 마케팅과 판촉까지 해결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위메프의 특가딜에 참여하려면 기본 수수료 2.9%에 추가로 2~5%를 납입해야 한다.
위메프는 최저 수수료 카드가 실패할 경우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최저 수수료 정책 발표는 떠나는 파트너사를 잡기 위한 마지막 방안이 아닐까 싶다. 수수료로 먹고사는 곳인데, 그만큼 절박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단기적으로 재무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파트너들이 낮은 수수료 혜택을 받고 더 싸게 많은 제품을 내놓으면 중장기적으로 위메프를 찾는 고객도 늘고 선순환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