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제93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배우 윤여정과 아카데미의 변화에 관해 이야기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26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에 대해 "한국 영화사라는 거창한 잣대를 대기 보다는, 윤여정 선생님 개인의 승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윤여정이) 오스카를 노리고, 어떤 걸 준비하시고, 어떤 작품을 선택하고, 어떤 연기 활동을 해온 게 아니다. 지난 세월 연기 활동을 한지 50년, 반세기가 넘었는데 꾸준히 활동을 성실하게 해오셨고 아카데미에서 뒤늦게 알아본 것이다"라고 했다.
또, "(윤여정은) 이미 오스카상을 받을 만한 내공과 역량, 훌륭한 연기력을 오래 전부터 갖고 계셨다. 뒤늦게 오스카가 부지런함을 떨어서 윤선생님을 찾아와서 상을 드린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사실 베니스영화제에서 강수연, 칸영화제에서 전도연, 베를린영화제에서 김민희도 있었다. 칸, 베니스, 베를린에서 이미 (한국 배우들이) 연기상을 다 받았다"면서 "오스카가 국제 영화제가 아니지만 뒤늦게나마 전세계의 훌륭한 배우들에게 경의를 표하게 된 것이다. 오스카가 올바른 방향으로 잘 하고 있구나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오스카의 장벽이 허물어졌다고 보는가에 대한 질문에 봉준호 감독은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한 거 같다"고 답했다.
이어 "오스카 전체 투표 회원이 9000여명 정도가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여전히 다수는 백인 영화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래도 유색인종이라든가 비영어권의 회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그러한 방향으로 노력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인 거 같다. 다양한 기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이주 한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한국어 대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나리'가 미국에서 큰 호응을 얻은 것에 대해서 그는 "굳이 아시아와 한국, 트렌드나 콘셉트로 묶는 것보다 '미나리'라는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아름다움과 훌륭함이 있었기 때문에 상을 받게 된 거 같다"면서 "정서적으로 볼 때 한국영화라 할 수 있지만, 한 편의 훌륭한 작품은 국적을 초월한다. 국적을 따지기 전에 한국인 뿐 아니라 전세계 어느 감독이 봐도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평했다. 〈YONHAP PHOTO-4766〉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받은 윤여정 (로스앤젤레스 로이터=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74)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이번 시상식에서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knhknh@yna.co.kr/2021-04-26 12:00:40/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지난해 아카데미에서 '기생충'으로 작품상과 감독상 등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열린 93회 아카데미에서 감독상 시상자로 등장했다. 봉준호 감독이 시상을 마친 후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2년 연속 한국 영화인들이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아카데미 무대를 '점령'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