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 2억 명 돌파를 자축하는 대신 온라인상 인종차별에 항의한 메시. [사진 메시 인스타그램]‘#온라인상의 인종차별을 멈춰라(#StopOnlineAbuse)’.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34·바르셀로나)가 1일(한국시각)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을 적은 자신의 흑백 사진 한장을 올렸다. 그는 ‘2억(200M)’이란 숫자도 함께 적은 뒤 붉은 선을 그 위에 그었다. 이날 메시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2억 명을 달성했다. 기뻐할 일이지만, 자축을 포기했다. 대신 메시는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팔로워가 2억 명이 됐다. 팬 여러분 성원에 감사하지만, 현재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차별) 행위 때문에 자축하지 않겠다. 인종차별을 멈추기 위해 노력하자. 운동선수든 심판이든 아니면 팬이든 중요치 않다. 인종, 종교, 이데올로기, 성별도 이유가 돼선 안 된다. 그 누구도 차별 대우나 모욕을 받아선 안 된다”고 적었다.
메시가 이런 메시지를 전한 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소셜미디어 단체 보이콧에 동참하는 차원에서다. EPL은 선수 등이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을 당한 데 대해 항의하는 의미로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나흘간 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업데이트를 중단했다. 중단은 ‘침묵’을 의미한다.
토트넘 손흥민(29)이 대표적인 온라인상의 인종차별 피해자다. 손흥민은 지난달 1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파울 유도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맨유 팬이 그의 인스타그램에 "DVD나 팔아라”, "다이빙을 멈추고 돌아가서 고양이와 박쥐, 개나 먹어라” 등 인종차별적 댓글을 달았다. 마침 손흥민은 지난달 10일부터 나흘간 인종차별에 맞서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중단한 직후였다.
메시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온라인상의 혐오를 뿌리 뽑기 위해 긴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나와 함께하는 2억 명이, 온라인이 안전하고 차별 없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2억 가지 이유이기를 바란다. 차별과 증오에 맞선 영국 축구계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인종차별에 맞서 가장 먼저 소셜미디어를 중단한 프랑스 축구 레전드 티에리 앙리(44)는 1일 CNN 인터뷰에서 "단합하면 큰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앙리는 흑인 선수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인종차별적 폭언에 시달리자,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3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팔로워가 무려 230만 명이었다. 이와 함께 소셜미디어 업체에 대해 "‘악플의 장’을 방치했다”고 비판하고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촉구했다.
당초 소셜미디어 업계는 "이용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축구계가 단합하자 업계도 입장을 바꿨다. CNN에 따르면 페이스북 대변인은 "인종차별 발언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협조 뜻을 밝혔다. 트위터 측도 "인종차별적 학대는 우리 서비스에 어울리지 않는다. 모든 형태의 차별을 비난한다”고 발표했다. 앙리는 CNN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가 (차별에서) 안전한 곳이 아니지만, 이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