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키움 감독은 5일 고척 KT전 선발 4번 타자로 김웅빈이 아닌 서건창을 선택했다. 김웅빈은 지난달 22일 대전 한화전부터 2일 창원 NC전까지 10경기 연속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 기간 타율이 0.286(42타수 12안타). 타격 정확도가 심각하게 떨어진 건 아니었지만 기대했던 장타가 터지지 않았다. 시즌 '무홈런' 경기가 계속 길어지면서 선수가 느끼는 부담도 컸다. 홍원기 감독은 "김웅빈이 4번 타순에서 저번 주 하락세인 거 같다"고 진단하며 그를 KT전 5번 타순에 배치했다.
김웅빈은 '5번'에서 막혔던 혈을 뚫어냈다. 1-0으로 앞선 1회 말 2사 1루에서 시즌 첫 번째 홈런을 때려냈다.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초구 시속 140㎞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2회 말에는 내야 땅볼로 타점을 추가했고 4회 말에는 쐐기를 박는 두 번째 홈런까지 책임졌다. 9-0으로 앞선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쿠에바스의 2구째 시속 142㎞ 컷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또 넘겼다.
한 번 타오른 타격감은 좀처럼 식지 않았다. 6회 말 좌중간 안타를 기록했고 8회 말 또 한 번 펜스 밖으로 타구를 날렸다. 12-0으로 크게 앞선 8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불펜 이보근의 시속 129㎞ 포크볼을 때려 시즌 3호 홈런으로 연결했다. 경기 전까지 96타석 무홈런으로 '장타 가뭄'에 시달렸지만 5일 경기에서만 홈런 3개를 추가했다. 경기 기록은 5타수 4안타(3홈런) 5타점.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홈런, 타점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잊지 못할 어린이날을 보냈다. 이정후(5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와 함께 팀 타선을 이끌며 14-0 대승을 이끌었다.
김웅빈은 경기 후 "잊을 수 없는 경기다. 아마추어때 포함해서 한 경기 3개의 홈런을 친 적이 없었다"며 "지난 주말 NC전에서 타격감이 좋지 않아 타격코치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타순이나 포지션 등의 욕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매 경기 집중하면서, 남은 시즌 아프지 않고 완주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